TV 오락프로그램에 `남북어린이 알아맞히기 경연’ 코너가 등장하는 등 북한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은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97년까지 북한 온성 지역에서 유치원 교사 생활을 하다 작년 1월 한국으로 온 조춘실씨를 만나 북한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북한은 모든 교육이 무상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 5살 아래 아이들은 탁아소를 다니고 5살부터는 유치원에 다니게 된다. 북한 유치원은 나이에 따라 낮은반, 높은반으로 나뉘고 소학교, 중학교까지 총 12년 무상교육이 실시된다. 유치원 일과는 9시부터 시작되는데 8시부터 아이들을 받는다. 아침체조, 율동, 셈세기, 우리말 배우기 등 배우는 내용은 남한과 크게 다르지 않다.”
-유치원 교사는 어떻게 양성되나. “시마다 하나씩 있는 3년제 교원대학을 나오는 방법도 있지만 나처럼 다른 대학을 나오고 교원강습대에서 1년간 실습을 받고 교사가 될 수도 있다. 강습대학은 군마다 하나씩 있는데 중학교, 소학교, 유치원 등 3개반이 있다. 학교 교장이나 부교장, 유치원 원장들이 모인 가운데 실제 수업 시연을 집중적으로 하게 된다.”
-북한에서 교사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은가. “교사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많고 사회적 지위도 높은 편이다. 94년부터는 상황이 어려워져 급여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지만 이전까지는 한 달 150만원 정도로 급여수준도 꽤 높았다. 나도 어릴 때부터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었고 한국에 와서도 유치원 교사를 계속 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내년쯤에는 꼭 유아교육과에 편입할 생각이다.”
-북한의 교육열은 어떤가. “북한도 교육열이 매우 높다. 중학교를 마치면 본인의 희망에 따라 대학을 지원하고 시험을 치르게 되는데 경쟁률이 평균 5대1 정도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북한 유치원에서는 구연이나 노래 등 장기를 발표하는 예술경연을 열곤 하는데 예술경연을 지도하다보면 밤늦게까지, 혹은 다음날 새벽까지 아이들 옆에서 남아서 자지 않고 기다리는 부모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남한 아이들은 북한 아이들과 많이 다를 것 같다. “얼마전 강화도에서 초등학교 5,6학년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기 위해 오랜만에 교단에 섰다. 북한은 96년경부터 학교 배급이 힘들어져 아이들에게 도시락을 싸다니도록 했는데 도시락을 못 싸오는 경우가 많아 아예 점심때면 밥먹으러 집에 보내곤 했다. 이 곳 아이들의 밝은 표정을 보니 북한 아이들이 안쓰러운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남과 북이 서로 만나고 오가면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많이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