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이 꼭 요란한 구호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부당한 질서에 질문을 던지거나, 자신이 옳다고 믿는 선택을 끝까지 지키는 일도 저항의 한 형태다. 거대한 흐름 앞에서 자신의 판단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두 편의 뮤지컬을 소개한다.

뮤지컬 <비더슈탄트>
‘비더슈탄트’는 독일어로 저항을 뜻한다. 뮤지컬 <비더슈탄트>는 1938년 나치 치하 독일의 엘리트 스포츠 학교를 배경으로 저항의 서사를 무대 위에 그려낸다.
펜싱 선수를 꿈꾸는 17살 소년 매그너스는 친구 아벨과 함께 아이드 스포츠 학교에 입학한다. 그러나 그곳에서 소년들을 기다리는 것은 스포츠에 대한 열정보다 순종과 복종, 계급과 군사 훈련이다. 의문을 제기하는 일조차 허락되지 않는 환경 속에서 아벨과 재스퍼는 금지된 라디오와 의문의 쪽지를 발견하고, 2년 전 숨진 펜싱부 수석 라이너가 남긴 기록을 통해 학교의 실체에 접근한다. 이후 소년들은 주어진 질서에 순응할 것인지, 자신들이 옳다고 판단한 방향을 택할 것인지 선택의 순간을 맞는다.
3년 만에 돌아오는 이번 공연은 ‘올 뉴 프로덕션’을 내세웠다. 정은비 작가의 대본과 서사는 유지하면서 기존 넘버를 모두 교체하고, 김드리 작곡가가 전곡을 새롭게 썼다. 뮤지컬 <줄리 앤 폴> <붉은 정원> <뱀파이어 아더> 등에서 섬세한 감정과 낭만적인 선율을 선보여온 김드리 작곡가는 긴장감 높은 서사의 밀도를 높일 예정이다.
새 프로덕션 창작진으로는 연출 김태형, 음악감독 조윤화, 안무감독 이현정, 무술감독 서정주가 참여한다. 이전 공연에서의 장면과 대사가 새로운 음악을 만나 감동의 깊이를 더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7월 23일~10월 11일
링크아트센터드림 드림1관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
찰스 디킨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가 국내 초연 이후 12년 만에 다시 관객을 만난다. 이번 공연은 작품 전반을 새롭게 손본 프로덕션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이야기는 프랑스 혁명을 앞둔 런던과 파리를 오간다. 프랑스 귀족사회의 잔혹함에 회의를 느껴 영국으로 건너온 찰스 다네이는 루시 마네트와 사랑에 빠지지만, 프랑스 첩자라는 누명을 쓰고 재판에 선다. 그를 구해낸 사람은 뛰어난 능력을 지녔지만 방탕하고 냉소적으로 살아가던 변호사 시드니 칼튼. 시드니 역시 루시를 사랑하게 되고, 그녀를 통해 이전과는 다른 삶을 꿈꾸기 시작한다. 이후 프랑스 혁명이 시작되고, 찰스가 위험을 무릅쓰고 파리로 향하면서 세 사람의 운명은 거대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다시 얽히게 된다.
이번 공연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전면적인 재구성이다. 대본을 새롭게 각색하고 무대와 의상을 바꾸는 것은 물론 음악에도 변화를 줬다. 기존 작품을 대표했던 ‘기억 안나(I Can’t Recall)’, ‘보이지 않으면 잊혀진다(Out of Sight, Out of Mind)’ 등 질 산토리엘로의 기존 넘버에 프랭크 와일드혼의 신곡 두 곡이 추가된다. 한 곡은 2025년 일본 프로덕션 이후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고, 다른 한 곡은 이번 한국 공연을 통해 최초 공개된다.
시드니 칼튼 역에는 카이, 신성록, 고은성이 출연한다. 염세적인 변호사에서 사랑을 위해 자신의 삶을 내어놓는 인물의 변화를 중심으로 작품의 감정선을 이끈다. 찰스 다네이 역은 백형훈, 진태화, 노윤이 맡고, 따뜻한 성품으로 주변 인물들을 이어주는 루시 마네트 역에는 선민, 이지혜, 김수연이 무대에 오른다.
11월 11일~2027년 2월 8일
광림아트센터 BBCH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