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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어머니 급식당번 폐지를 위한 모임' 권오석 씨

"교사, 학부모, 학생 모두 행복한 급식을"
주먹구구식 배식당번금지 지침 실효성 없어
4월 학교급식법 개정시 국가 지원 명시해야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학부모 민원이 잦았던 학교급식 배식당번제를 금지하도록 일선 초등학교에 지침을 내렸다. 그러나 학부모 배식당번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해온 ‘어머니 급식당번 폐지를 위한 모임’(공동대표 조주은·임나혜숙)에서는 교육청의 이번 방침에 다시 논평을 내며 반발하고 있다. 이 모임에서 실무를 맡고 있는 권오석 씨를 만나봤다.

-모임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
“초등학생의 아버지로서 나도 아이가 1,2학년 때에는 직접 나서서 배식 봉사활동을 했다. 그러나 이 모임에 대한 기사를 접한 뒤, 의무교육인 초등학교에서 전체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급식의 학부모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느꼈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활동을 시작했다. 작년 10월쯤 뜻이 같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인터넷 까페가 만들어져 현재 3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초등학교 저학년 배식지도’에 대한 반대논평을 냈는데.
“교육청은 ‘학부모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는데 폐지가 아닌 최소화는 실효성이 없다. 교육청의 대안은 고학년 학생 참여, 종교단체 등 외부 자원봉사자 동원, 유급인력 채용이다. 그러나 고학년이 급식봉사를 하게 되면 고학년의 불만이 생길 수 있고 자녀들의 학교 봉사도 쉽지 않은 현실에서 외부 자원봉사자 영입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며칠 후면 4월이고 학교급식이 시작된다.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기에도 촉박한 시간이다. 교육청은 ‘학교자율’이라는 명목 하에 학교 측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학교에서는 ‘기존 방식을 유지할 것인가, 유급인력을 둘 것인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할 수밖에 없고 유급인력을 채용한다면 결국 부담은 학부모에게 돌아올 것이다.”

-유급인력을 쓴다면 비용이 얼마나 증가하나.
“교육청 발표에 따르면 유급인력을 고용할 경우, 한 학년이 부담하면 급식 1회 평균 가격이 1399원에서 1970원으로 약 40%, 전 학년이 부담하면 1495원으로 6.8%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1,2학년의 급식비용을 전 학년에게 부담하게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또 2학년은 자율배식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기 때문에 배식인력은 1학년을 담당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결국 1399원에서 1970원으로 급식 1회 학생 한 명당 570원 정도의 추가비용이 든다고 볼 수 있다. 이 예산 마련을 위해서 다음달에 있을 학교급식법 개정 때 초등학교 배식관련 인건비의 국가 지원이 명시돼야 할 것이다.”

-예산이 확보되지 못하면 결국 학교와 교사의 부담이 되는 것이 아닌가.
“나 역시 97년까지 중·고등학교 교사생활을 했고 아이들 챙기느라 본인 식사도 제대로 못해가며 애쓰시는 선생님들의 고충도 잘 알고 있다. 교사, 학부모, 학생이 모두 행복한, 3박자가 어우러진 급식이 돼야지 어느 한쪽이라도 부담이 커지면 급식 자체가 짜증스러운 일이 될 수밖에 없다.

고학년 봉사로 문제를 풀려면 먼저 배식봉사에 대한 가치를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하고, 학부모의 자원봉사로 풀려면 학부모와 학교의 관계 재정립이 필요할 것이다. 교사들의 참여지도로 풀겠다면 교사의 다른 행정업무를 대폭 줄여줄 수 있어야 한다. 교사의 부담만 늘어난다면 그것은 개선안이 아니다.”

-교육당국에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유급인력 도입 여부보다 먼저 논의돼야 할 것은 ‘급식도 교육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일본의 한 학교는 ‘급식의 추억으로 글짓기’, ‘바다재료로 만드는 아이디어 요리’ 등 급식을 교육적으로 다양하게 활용한다고 한다. 학부모들이 배식봉사를 할 경우 얻을 수 있는 교육적 효과도 물론 있다.

그러나 맞벌이 부부나 한 부모 가정, 소년소녀 가장처럼 학부모가 배식봉사를 할 수 없는 아이들에 배려도 필요할 것이다. 지금까지 교육당국이 손쉬운 방법으로 엄마들의 손을 빌린 셈 아닌가. 학부모들이 문제를 제기했으니 이제라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단위학교를 지원하는 것이 교육청과 교육부의 풍부하고 뛰어난 인력들이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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