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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 "교육심기(敎育心氣) 편치 않네요"

교원 법정 정원 문제가 방향을 잃고 거꾸로 가고 있어 교육의 미래가 암울하다. 참여정부의 교원정책에 대해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법정 정원의 100% 확보가 어렵다면 국민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전년도보다 확보율을 올리는 것이 당연지사일 것이다.

우리나라 초중고 교원들은 해마다 떨어지는 교원법정정원 때문에 매년 주당수업시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996년 이래 교원법정정원 확보율은 4%가 떨어져 초중등 교사의 주당수업시수는 평균 2시간씩 늘어났다.

1996년 100.1%였던 초등 교원 확보율은 2004년에는 96%로 낮아졌으며, 중등은 93.2%이던 것이 2004년에는 89.2%에 그쳤다. 엄기형 교수(한국교원대)는 “교원 증원이 학급 신증설을 따라가지 못해 교원확보율이 계속 하락해 수업이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교사들의 주당수업시수도 꾸준히 증가했다. 1996년에도 24.5시간에 달하던 초등교원의 주당수업시수는 2004년에는 평균 26.1시간에 이르렀고 중학교 교원도 18.8시간에서 2004년 현재 20.5시간으로 늘어났다. 고교는 14.5시간에서 2004년 17.4시간으로 거의 3시간이나 뛰어 올랐다. 초중고 평균 2시간 이상이 늘어난 셈이다.

우리나라 국민은 참 너그럽기(?)도 하다. 정부가 앞장서 법을 어겨 교원 법정정원을 확보하지 못해도, 이에 따라 교육 환경이 열악해 자녀가 피해를 입어도, 또 이에 대한 장관의 사과 한마디가 없어도 법을 지키라고, 내가 낸 세금 교육에 똑바로 쓰라고 따지는 국민들 별로 보지 못했다. 기껏해야 교원단체와 교원들이 이에 대한 부당성을 지적하고 시정을 촉구하는 정도다.

언제부터 정부의 예산 타령에 국민들은 쉽게 이해를 하고 수긍하게 되었을까? 작년 3월 29일, 교육부 수장을 두 번 역임한 안병영 장관의 사교육비 경감 대책 특강을 직접 들은 일이 있었다. 특강 며칠 전 교육부는 연차별로 획기적인 교사 충원계획을 발표해 한층 고무된 시기였다. 국민 모두 정말 그 계획대로 된다면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은 선진국 수준으로 변할 것이라는 기대에 잔뜩 부풀어 있었다.
그 자리에서 필자는 교육부 장관의 실토 내용을 보고 실소를 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장관 스스로 “예산이 확보되지 않은, 예산 부처와 아예 논의도 되지 않은, 선언적 의미에서 교사 충원 계획을 발표한 것”이라는 것이다. 교육부 수장의 교육안목, 교육정책 접근의 허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었다. 국민들은 그것도 모르고 정부의 실현 가능성 없는 달콤한 구호에 잠시 행복에 젖었던 것이다.

지난 달 26일 처음으로 실시된 주5일 수업제. 언론 보도에 나온 “반쪽뿐인 성공”이라는 말에 교육자로서 부끄럽기만 하다. 이에 대해 책임을 묻는다면 교육부와 학교, 가정과 사회 순이 되지 않을까?

교육부가 나서서 현행 수업일수 및 시수를 법적으로 재정비하고 주5일 수업에 맞는 교육과정 개편 작업을 미리 추진했어야 하는데 시행을 코앞에 두고서 한다는 소리가 “국가수준 교육과정 시간 배당을 준수”라니…. 현장에서 원활히 정착되도록, 지원행정 입장에서 철저히 준비해 놓아야 할 중요한 국가시책인 줄 몰랐단 말인가.

학교에서는 방학일수 감축, 토요수업일의 주중 분산 운영, 학교행사 축소 등으로 대처하고 있는데 현 시스템은 학교와 교사, 학생 모두에게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학교교육의 질을 더 떨어지게 만든 원인제공자가 바로 교육부가 된 꼴이다.

교원들이 영원한 바람인 ‘표준수업시수제 조속 도입’. 교사 정원 확보와 일맥 상통한다. 교사들은 살인적인 수업시수에 녹초가 될 지경이라고 아우성이다. “언제까지 감내하라는 것인지? 기약없는 희생을 언제까지 강요할 것인지?” 교육부의 속시원한 답변을 듣고 싶다. 예산 타령만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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