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평가를 두고 정부와 교원단체 간의 물리적인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사태가 초래된 것은 교직사회의 여론은 외면한 채 오직 국민여론만을 내세워 인기에 영합하려는 교육부 관료들의 독점적이고 권위주의적인 교육정책의 전횡이 아직도 계속 자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수업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명분으로 1년에 한 두 차례의 공개수업만을 그것도 학생, 학부모까지 참여시켜 교사를 평가하겠다는 정책이야말로 탁상행정과 졸속 정책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이다.
교원평가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현재의 학교교육의 모든 문제가 마치 교원들의 책임인 것으로 뒤집어씌우고 있으며, 교원들이 아무런 평가도 받지 않는 ‘철 밥통’으로만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실상이 그러한가. 지금도 매년 ‘근무평가제도’에 따라 평가를 받고 있으며, 공개수업 등을 통해 다양한 장학활동을 해오고 있지 않은가. 우리 교육의 문제는 학교와 교사의 자율성을 가로 막는 타율적이고 관료적인 교육구조에 더 큰 원인이 있지 않은가.
단언컨대, 지금과 같은 교육부가 졸속적인 교원평가방안을 강행할 경우 수업의 질 제고는커녕 평가의 형식화와 교직사회의 갈등 초래로 결국 약보다는 독이 될 것이다. 따라서 교육부는 졸속적인 교원평가방안을 즉각 철회해야 하며, 먼저 수업의 전문성과 교원의 능력개발을 위해 정작 필요한 조치들이 무엇인지 그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특히 노무현 정부는 아무런 투자도 없이 교원평가만 실시하면 교원의 능력개발과 수업의 질이 향상될 것이라는 식으로 여론을 호도해서는 안 된다. 수업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먼저 교원 법정 정원 100% 확보, 수업시수의 법제화, 수석교사제 조기 도입, 교원연수 국가책임 지원제 등을 실시하고, 대통령 공약사항이자 주요 국정과제이기도 한 교육재정의 GDP 대비 6% 확보 계획을 조속히 제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