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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 교육부를 바꾸려면

신임 문용린 교육부장관은 "교육부터 달라져야한다"며 `교육부개혁론'을 내세웠다고 한다. 제대로 교육현실의 맥을 짚은 것 같다.

학교교육부에서 국민교육부로 시야를 확대하고, 인적인프라 구축의 부총리제를 위해서도 교육부가 달라져야겠지만 무엇보다 급한 것은 "교원을 사랑하고 격려하기위한" 교육부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지금 敎心離叛으로 교육부와 교원의 마음이 따로 놀고 있다. 기름과 물과 같이 되었다. 정년연령단축으로 교원의 목을 사정 없이 내리 치고, 교육개혁을 한다고 교원을 개혁의 대상으로 삼아 너무 걷잡을 사이 없이, 숨쉴 틈도 없이 몰아 붙이기만 했기 때문이다.

거기다 또 촌지교사·체벌교사, 노동자 신세로 싸잡아 매질하여 이제 한국의 교사는 존경도, 자존심도, 사기도 논하기에 염치 없고 더 이상 물러설래야 물러설 벼랑도 없고, 떨어질래야 떨어질 낭떠러지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야말로 교원 세계까지 이판사판이 된 것이다.

교육부는 교원의 심정을 모르는 일반직이 온통 다 차지하고 교육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일을 하면서 국민의 세금을 가지고 장난치고있는 것으로 교원들 눈에 비쳐지고 있으니 교육부는 이제 교원과는 멀리 떨어진 독불장군이 된 것이다. 교육부 혼자서 실컷 교육개혁 잘 해보라고 교원들은 체념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 관리들은 그 동안 세불리기를 한다고 자기무덤을 판 결과 '교육부 무용론'까지 나온 것이다.

문용린 장관도 관리들을 장악하지 못하면 재임 중 아무 일도 못하게 될 것이다. 이것도 초반에 장악하지 못하면 어렵게 된다. 전임장관들 신세가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교육감이나, 총학장·교장 모아 놓고 무슨 지시나 하고, 공문이나 내 보내고, 무슨 평가나 해서 돈 준다고 해서 개혁이 일어날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이제 교육부는 교육의 본질적인 일을 좀 하고, 교육의 질을 관리하고 우리 나라 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잡는 좀 철학적인 일을 해야한다. 우리 나라 교육이 나아갈 큰 흐름과 방향만 올바르게 잡아줘도 교육부는 큰 일을 하는 것이다. 나머지는 교육 통계나 잡아주고 장학적 조언이나 해주는 기능을 할 생각을 해야한다.

나머지 방법적인 일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각 시·도 교육청과 대학에 맡겨야 한다. 교육부 관리 몇 명이 우리 나라 교육을 다 챙겨 주기에는 우리 나라는 이미 너무나 큰 나라이고, 너무나 수준이 높아진 나라이다. 돈 나누어 주는 일은 공식에 의하여 자동적으로 지방과 대학에 떨어지게 하면 된다.

청와대에 무얼 보고하고 보여주기 위해서 무슨 일을 하려고 하다 보면 또 실수를 하게 된다. 교육개혁은 그렇게 쉽게 이루어지지도 않고 또 그 결과가 금방 나타나지도 않는다. 교육이라는 농사는 최소한 10년, 30년 농사가 되어야 한다.

교육부가 달라지려면 교육의 본질과 질관리, 철학과 연구 쪽으로 교육부의 조직을 바꿔야 한다. 만일 교육의 본질을 중심에 놓는 방향으로 교육부의 조직을 바꾸지 못한다면 급한대로 이런 일을 해낼 수 있는 전문인력을 교육부에 배치해야 할 것이다. 만일 조직도 인력도 그대로 둔 채 "교육부가 먼저 달라져야 한다"고 장관 혼자서 외쳐대봐야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 올 뿐이다. 장관이 한 마디 한다고 달라질 교육부였다면 우리 나라 교육을 이렇게 까지 흔들어 놓지는 않았을 것이다.

필자도 교육부총리제를 제안한 바 있는데 그것은 지식정보사회에서 교육이 국가의제의 최우선순위에 서야 함에도 불구하고 교육이 계속 뒷전으로 밀려나고, 교육부 장관의 힘이 약하기 때문이었다. 필자가 교육부총리제를 제안했던 것은 교육·훈련과 고용·문화·과학·정보를 한 부서로 통합하는 안이지 지금처럼 여러 부로 나눠 놓고 부총리 주재하에 회의나 하고 조정이나 하는 정도의 부총리제는 아니었다.

예날의 '문교부'처럼 지식과 정보·인력을 다루는 부서를 하나로 통합하여 장관을 부총리로 격상시켜야 한다는 안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아니면 부총리 밑에 여러명의 차관급이나 실장급을 두는 형태를 생각했던 것이다.

부총리제가 되기 전이라도 교육부는 달라져야 한다. 헌법 정신대로 중앙집권과 통제로부터 지방분권과 대학자치로 넘어가야 한다. 교육의 본질과 철학의 방향을 잡고 교육의 질관리 하는 일을 중심에 놓도록 교육부의 조직이 달라져야 한다. 조직개편에 시간이 걸리면 교육을 연구하고 전문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교육부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

조직도 사람도 안 바뀌고 장관만 바뀌어 가지고는 교육부는 더 이상 달라지기를 기대할 수 없다. 신임장관의 모처럼의 올바른 현실파악이 제대로 관철 되어 교육부가 달라져 교심이반 현상이라도 봉합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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