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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아이만 만들 건가


김영화
학교 붕괴의 제1요인으로 지식 중심의 학과교육을 탓하는 목소리가 많다. 그래서 내놓은 대안이 특기·적성교육 및 대학수능시험 출제의 하향
평준화다.
학교가 실제 생활에 도움이 안 되는 교육과정을 가르치며 경쟁만을 조장했기 때문에 술과 춤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다 인천 호프집 참사 같은 변을
당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지식 중심의 교육과정은 산업과 문화 발전의 토대이며 학교 교육의 목적 역시 지식 전수를 통한 사회 기반의 확대이다. 튼튼한 기초 학력의
기반 없이는 첨단 과학의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 극심한 경쟁력 때문에 학생들이 공부를 접어두고 학교 밖으로 뛰쳐나간다는 억지 주장은 학생들에게
그냥 놀라고 부추기는 것과 같다.
경쟁은 둘 이상 모이면 자연스레 생겨나는 인간의 본능이며 발전의 원동력이다. 경쟁력 없이는 살 방도가 없다. IMF 이후 온 나라가 경쟁력을
키우자고 난리다.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 것만이 세계화되는 지구촌에서 우리가 살아남는 길이다.
학생들을 생각해서 조금씩만 가르치자고 하고 사교육비를 줄인다며 한 가지만 가르친다는 것은 결국 전체 학생들의 학력을 하향 평준화시키는 교육이다.

하나만 잘 하라는 특기·적성 교육은 학력 경시 풍조를 낳는 잘못된 교육이다. 안 해도 되는 공부를 일부러 하는 학생이 없는 것처럼 하나만 잘
해도 된다는데 모든 과목을 다 배우려는 학생도 없을 것이다. 결국 배움의 가치는 무시되고 한 가지만 하려하니 전체를 놓치는 좁은 시각의 학생들만
생겨날 것이다. 모든 학생들이 예술가, 연예인, 체육인이 될 필요도 없고 또 될 수도 없다. 예체능 분야에서 성공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지식 위주의 학교 교육이다. 학교 교육을 통해 폭넓은 학과 지식을 가르쳐야만 한다. 학교는 특기 교육을 시키는
곳이 아니라 지식을 가르쳐서 인간을 만드는 곳이다. 교육과정을 통해 철저히 지적 훈련을 시켜야 한다.
학교는 공평한 지식과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개인의 특기와 적성의 개발은 가정과 사회의 문제이다. 학생들의 지적능력을 하향 평준화시키고 지적인
경쟁력을 소홀히 만드는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대구외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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