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교원정년을 단축하면서 더 많은 교사, 더 젊은 교사를 충원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웠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난 지금 정말 정부에서 공언한대로 교사들이 충원되었으며 교육환경이 나아졌는지 교육현실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많은 학부모들도 정부의 논리에 이끌려 정년단축을 지지하였지만 그 여파로 교육현장이 피폐해지고 있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겠다. 젊은 교사 더 뽑았나 2000년부터 초등학교 1, 2학년에 한해 7차 교육과정이 적용되고 있다. 새 교육과정이 모토로 내세우는 수준별 교육과정이나 그 동안 유행병처럼 번졌던 열린교육도 학교의 물리적 환경이 개선되어야 만이 그 실효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지금 학급당 인원수가 줄어들기는커녕 더 늘어나고 있어 수업의 질이 저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두 말 할 것 없이 교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교사가 건강을 유지하면서 학생지도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간혹 학기 중에 병가를 내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럴 때 어쩔 수 없이 기간제 교사를 채용해야 하는데 주위에 초등학교 교사 자격증을 가진 교사를 구할 수 없다. 차선으로 중등교사 자격증을 지닌 교사를 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떨어지는 교육의 질 물론 개인의 역량에 따라 지도능력이 다를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교육의 질이 저하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세세한 부작용에 대해 교육의 한 축인 학부모들이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정년단축의 한 논리가 질 좋은 교육을 받게 하기 위함인데 오히려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교육 정책 입안자들은 이런 일을 예견하지 못했을까. 정책에 대해 식견이 부족한 평범한 교사들도 이미 이런 사태를 예견하여 정년단축에 대한 개선안을 논의하자고 하였으나 사회의 구조조정 분위기에 교육계까지 안고 들어가는 우를 범한 것이다. 정년단축으로 학교 교육 환경이 전보다 월등히 나아졌다면 이 문제로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지금의 아이들은 잘못된 정책으로 유무형의 피해를 입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몇 년 앞을 내다보고 심사숙고하는 정책이 아쉬운 요즘이다. <이희권 경남 교방초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