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이 사교육보다 질적으로 우수하다면, 학교의 인적 자원과 물적 자원이 사교육보다 우수하다면 과외가 성행할 이유가 없다. 학교의 컴퓨터 보유대수가 기관 평가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컴퓨터는 있으나 프로그램은 없어 무용지물이 된 것이 학교 현실이다. IMF 이후 우리 사회에는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해져 돈이 없어 원하는 공부를 못하는 학생이 생겨났다. 이들에게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의무가 국가에 있다. 그러나 농어촌 학생에게 과외지도 지원금을 주겠다는 장관의 발언은 우스운 것이다. 그것은 과외를 인정한다는 것이고 공교육을 믿지 않는다는 발상일 뿐이다. 면 단위 이하 학생들의 특기적성교육은 국가에서 지원한다고 해 그대로 시행했다가 뒤늦게 예산 삭감으로 지원이 안 된다는 공문을 받고 황당해한 것이 엊그제 일인데 또다시 과외비 지원이라니 도무지 믿을 수가 없다. 공교육 정상화의 첫 번째 과제는 과밀학급 해소다. OECD 가입국 중 중학교 1학급당 43명인 나라가 있는가. 기본적인 환경개선과 함께 입시제도의 획기적 개선도 반드시 실현돼야 할 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교사들이 스스로를 되돌아볼 때가 됐다. 교사에 대한 강의평가제나 인세티브 제도가 시도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것 또한 부작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교사들의 안일함은 없어져야 한다. 학생이 줄까 항상 긴장하는 학원강사들과 어떻게 경쟁할 것인가. 돈을 많이 주고라도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모인 학원에 비해 다양한 수준의 학생들을 함께 가르쳐야 하는 학교는 그만큼 더 힘겨울 수밖에 없다. 결국 공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사들의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 교사들은 아이들을 사랑과 관심으로 보살피면서 교수-학습에 대한 부단한 자기노력과 연구로 전문성을 갖춘 교사로 존경받아야 한다. 그리고 사회 각층도 교사의 자존심과 명예를 더 이상 실추시키지 말고 스승으로 대접받을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드는데 합심해야 한다. <서인숙 경북 의성여중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