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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학교교육과 동일 투자, 대책부터 소외 없어야

⑤ 교육양극화 해소, 평생교육적 해법

    비문해자 8.4%, 초6 수준 미달 성인 24.8% 달해 기초지자체 수준 평생학습인프라 구축 확산 필요
2005 소외계층 평생교육 지원사업 비용대비 효과
뛰어나, 올 예산증액 등 수혜 폭 지속적 확대해야


참여정부 하반기에 가장 핵심이 되고 있는 교육부문 정책 아젠다는 교육양극화 해소이다.
이미 많은 연구가 부모의 학력과 수입, 직업에 의해서 자녀들의 학력격차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밝혀주고 있다. 교육부 자료(2006)에 의하면 아버지의 직업이 하위육체노동자의 경우는 수학능력시험 평균 점수가 287점인데 비해, 상위 정신노동자의 수능평균 점수는 323점으로 나타나 38점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05년도 소득별 월 교육비를 보면, 소득 1분위가 7.8만원, 소득 10분위가 52.3만원으로 약 7배 가까이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상향이동과 사회경제적 기회가 열심히 학습하여 능력에 따라 학업성취도를 내고, 또 그 학업성취도에 따라 고용과 취업, 수입 등 사회경제적 기회 획득과 사회적 상향이동에 영향을 주는 것이 건전한 사회라고 할 수 있는데, 만일 본인의 노력과 능력이 아닌 이미 부모가 가지고 있는 수입과 학력에 의해 미래가 결정된다면, 교육시스템자체의 공공성과 존립기반을 송두리째 흔드는 상황이 될 뿐만 아니라 개인의 자아실현과 국가 사회적 공공성, 사회통합 및 정의구현에 매우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정부에서도 이러한 사태의 중대성을 인식하고, 2006년 ‘양극화 해소를 위한 교육 분야 종합대책’을 수립, 교육안전망 구축, 소득계층・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 소외계층집단에 대한 교육지원 확대, 기초학력보장을 통한 누적적 학력격차 완화의 세부 계획을 세워, 총 1조9천억 원의 재정지원계획을 수립해놓고 있다.
그러나 이 대책들은 대개 학교중심의, 적령기 학생중심의 교육격차를 완화하는 목적을 띠거나,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다고 하더라도 그 자녀들을 대상으로 하는 계획이지, 소외계층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책은 아니다. 교육양극화 해소 대책에 있어서도 학교교육과 평생교육간의 양극화를 띠고 있다고 하겠다.

소외계층은 행정적으로 국가의 생활보호대상자 및 차상위대상자를 의미하지만, 비문해자, 저학력자와 같은 교육소외계층과 장애우, 저소득, 고령자, 실업자, 세계화로 인한 신 소외계층이라고 할 수 있는 외국인노동자, 탈북자, 국제결혼이주자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소외계층에 대한 평생 교육적 접근방법은 원리상 정규학교교육을 적령기에 수혜 받지 못한 교육소외계층들이 직업현장과 삶의 현장에서 다시 평생교육을 통해 메인 스트림에 접근하게 하는 것이 목표이다. 즉, 학습기회를 놓친 교육소외계층에게 제2의 학습기회(Second Chance)를 제공함으로써 교육의 공공성을 높이고, 소외계층의 적극적 사회생활의 기회를 제공하며, 나아가 사회통합과 동반성장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평생교육의 발전은 우리 사회의 민주화와 궤를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소외계층의 평생교육 관련 교육격차의 몇 가지 실상을 보면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먼저, 15세 이상 성인의 평생학습 참여율을 보면, 2004년 21.6%로 매년 증대하고 있으나, OECD 국가들의 평균 참여율 35.6%에 비해 낮으며, 선진국의 절반 수준이다. 덴마크의 경우 평생학습 참여율은 56%, 핀란드는 55%, 미국은 51%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더구나 평생학습에 대한 참여율도 학력 간 격차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의 경우 학력별 평생학습 참여율은 초졸 이하 5%, 중졸 9.1%, 고졸 18.7%, 대졸 이상 42.6%로 나타나 평생학습에의 참여도 고학력자들이 더욱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해가 갈수록 학력 간 평생학습참여 격차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를 Peterson(1979)은 ‘education more education’으로 표시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많은 연구가 고학력일수록 저학력자에 비해 비형식적 교육기회를 통한 자기주도적 학습에 더욱 적극적이며, 학습욕구가 더 강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평생교육의 목적과 프로그램 종류의 다양성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정작 성인 소외계층에게 평생학습의 접근기회가 제한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연구(2005)에 의하면, 평생학습에의 참여의향은 77.9%로 높게 나타났으나, 현실적으로 참여에의 저해요인으로는 ‘시간적인 여유가 없음’이 49.6%로 응답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교육에 대한 안내 및 정보 부족’(13.7%), ‘경제적인 문제’(11.0%)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리 사회에는 국가가 정한 의무교육 수준에 미달하는 저학력인구가 존재한다. 통계청(2000)의 자료에 의하면, 15세 이상의 성인 중에 초등 학력을 필요로 하는 성인학습자가 약 240만 명, 중학교 학력 필요 성인은 약 424만 명으로 의무교육 수준을 필요로 하는 성인이 모두 665만 명을 상회하고 있다. KEDI(2001)가 20세 이상 인구 약 3000명을 표집, 성인 비문해율을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완전 비문해자의 비율이 8.4%, 초등학교 6학년 수준의 읽기, 쓰기, 셈하기 능력 미달인 성인이 24.8%인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우리 사회가 IT분야를 기초로 하는 지식정보화 사회가 되면서 정보 격차(digital divide)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2006)에 따르면 컴퓨터 활용 능력과 관련하여 전체 국민의 71.9%(2005.6)가 인터넷 정보기술을 생업과 실생활에 활용하고 있으나, 장애인, 저소득층, 장년층, 농어민 등 정보취약계층은 28.9%만이 인터넷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의 정보화 수준은 전체 국민에 비해 64.2%, 농어민은 41.7%에 그치고 있는 반면, 고소득층 등 정보화 선도계층은 전체 국민에 비해 29.9%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밖에 연간 2만 여명의 청소년들이 학업을 중단하고 있으며, 새터민과 외국인노동자, 국제결혼 이주여성들의 한국 사회 이입이 증가하고 있으나 이들의 사회적 부적응도 향후 커다란 문제로 대두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외계층에 대한 평생 교육적 대책으로 무엇보다 먼저 지적할 수 있는 것은 소외계층에 평생학습에의 접근성을 용이하게 하는 국가 사회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군구 단위의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의 평생학습인프라 구축을 확산시켜야 한다. 2004년도 전체 교육예산 중 평생교육예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0.9%에 불과(미국의 경우 2004년 연방교육부 예산중 직업, 성인교육 예산 비율은 3%)하기 때문에 투자가 역부족인 원인도 있지만, 교육행정담당자들이 학교를 떠난 평생 교육적 지원과 접근방법, 의식의 미비함도 크다. 교육청 산하의 26개 지역평생교육정보센터와 약 280개의 평생학습관의 역할 강화를 통하여 소외계층 평생교육 지원사업을 활성화시키도록 해야 할 것이다.
최근 전통적인 교육행정체제 이외에 지역주민에 대한 평생교육적 기능을 기초지방자치단체가 평생학습도시조성을 통하여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현재 33개 도시를 평생학습도시로 지정하고 있고, 2006년에 48개 도시로 확대할 계획이며, 2010년까지 100개 도시로 확대할 계획이다. 평생학습도시 직영의 평생교육센터나 평생학습관, 주민자치센터, 문화시설, 구민회관, 도서관 등 1개 평생교육기관당 권역별 소외계층 평생교육프로그램을 1개씩 발굴 운영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요청된다. 경기도 광명시의 경우 미국 소외계층을 위한 인문학 교육과정인 ‘클레멘트 코스’를 원용한 실직자 노숙자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럴 경우 기존 신규 평생학습도시 선정은 우수한 인프라를 구축해 양질의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고 있고, 그 실적을 제시하는 도시중심으로 이루어졌으나, 향후 지자체내의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 계획과 실적을 중요하게 고려하거나, 선정 방향을 대폭 수정하여 재정자립도 등 낙후 지자체에 대해 우선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둘째, 현재 정부가 재정지원하고 KEDI가 2001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양극화 완화를 위한 소외계층 평생교육 프로그램 지원 사업을 대폭 확대해 소외계층에 대한 수혜의 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2005년 소외계층 평생교육프로그램 지원사업은 전국에 걸쳐 102개의 프로그램에 약 4억6천만 원을 지원, 총 5902명에 혜택을 주었으며 이수율도 88.33%로 나타나 비용대비 교육적 효과가 뛰어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백석대학 평생교육원의 ‘찾아가는 노인대학’ 프로그램, 금산군청의 외국인 주부를 위한 한국문화 이해교육(삶꽃학교 삶꽃가정 만들기), 부천여성인력개발센터의 수급권자, 장애우, 여성가장 대상의 옷수선 전문가양성프로그램, 광명시의 비문해인 대상 대안적 문해교육 활성화 사업 등이 지원사업의 대상이었다.

2006년에는 7.2억으로 예산을 증액했으나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 향후 소외계층 평생교육지원으로 인한 객관적 효과 분석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고, 이에 터한 사업의 지속적 확대와 정당성 제고가 가능해질 것이다. 즉 프로그램 수강이후 취업률, 수강생의 만족도, 자신감, 자격증 취득 등 정서적 영역에서부터 경제적 효과까지 검증해냄으로써 프로그램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편 성인 문해교육은 초중학교 시설을 활용한 문해교육 프로그램과 공공 및 민간단체, 야학 등의 문해교육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이수자에 대해서는 검정고시 없이 바로 학력을 인정해줄 수 있도록 근거와 절차를 만들 필요가 있다. 성인들의 특성을 고려, 독자적 교육과정과 교과용도서가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올해 신규 예산으로 16억 원이 수립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된다.
끝으로 교육격차와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구심체로서 교육안전망(Edu-Safety Net)구축과 교육안정망지원센터가 설립되고 있는 바, 사업계획 및 설계초기 단계부터 평생교육분야에 대한 지원사업도 학교교육분야와 동일한 비중으로 수립되어서 대책으로부터의 소외가 없어야 할 것이다.

박인종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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