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체제 아래 교육 개혁을 한답시고 교육계를 온통 뒤흔들어 놓은 정치 장관이 물러난 뒤 모 전문가인 문용린장관이 교육부 수장으로 임명되었을 때 교육계는 교육을 제자리에 돌려놓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더욱이 새로 취임한 문장관은 학교교육만을 담당하는 교육부가 아니라 인적 자원 개발, 관리 차원에서 4,700만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교육부를 재구조화 한다는 의욕적인 구상을 피력해와 많은 공감을 얻어온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취임초부터 '기부금 입학제'를 비롯해서 '수도권 대학 정원 자율화 검토', '과외 허용 관련 저소득층 지원', '교사보수 인상' 등과 관련된 사항을 여과없이 거론하게 되자 구설수에 오르게 되었다. 충분한 검토과정을 거치지 못한 내용을 문장관이 거침없이 피력함으로써 여러 가지 오해를 불러올 소지는 충분히 있던 것 같다.
그러나 장관의 의견이라고 해서 당장 정책으로 확정되어 시행되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보면 학자 출신으로 학자적 소신을 피력한 것까지 언론이 지나치게 말꼬리 잡고 늘어지는 것이 아닌가하는 인상을 받게 된다.
사실, 문제성 발언들은 찬반 양론이 팽팽한 사안들이고 보면 그러한 다양한 쟁점들을 충분하게 논의하고 새로운 대안을 창출하는 기회로 삼아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뜩이나 교육부가 `동네북'이 된 상태에서 장관조차 흔들리는 것처럼 보여서야 교육개혁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겠는가.
주지하듯 과외허용에 따른 공교육 충실화, 효율적인 인적 자원 개발과 관리를 위한 부총리제 도입, 학교교육의 자율성 신장, 교육 재정 확충, 고교 평준화 정책 보완, 교직 종합 발전 방안 추진, 그리고 앞으로 첨예한 쟁점사안으로 대두될 것이 예상되는 교육자치제 개혁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수없이 산적해 있다.
이러한 때에 문장관이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하고 제대로 교육적 구상과 포부를 펼칠 수 있도록 교육계는 일단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고 본다. 이것은 문장관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교육 발전을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