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은 남북한 동포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무엇보다 남북의 주민들이 서로 상대방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 특히 그 동안 우리가 북한에 대해 갖고 있었던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에앞서 서울서 공연한 소년 예술단의 솜씨는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였다. 지금까지 북한의 예술은 수령과 당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한다거나, 김일성, 김정일에 대한 찬양으로 일색화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공연을 통하여 우리 민족 예술의 전통을 나름대로 계승 발전시켜 왔으며, 우리와는 다른 북한 예술의 특수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특히 TV를 통해 보게된 북한 지도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모습은 남한 주민들이 가져 온 선입관과는 상당히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내성적이고 괴팍한 지도자, 부도덕하고 무능한 은둔자라는 식의 언론을 통하여 알고있던 그의 모습은 활달하면서도 예의바르고 윗사람과 여성을 배려할 줄 아는 인물로 뒤바꿔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북한의 예술에 대하여, 김정일의 행동에 대하여 여전히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시각에서 보면 그들의 행동이 철저히 계산된 쇼라고 비판할 수도 있다. 우리 사회의 경직된 북한인식은 뼈아픈 전쟁으로 인하여 혈육과 재산을 온통 빼앗긴 피해자들의 역사적 체험이라는 점에서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우리 사회의 정치적 목적으로, 또는 우리 민족의 분단으로 인하여 상대적으로 이득을 취하고 있는 주변 강대국의 무책임한 언론, 그리고 우리의 의도와는 다르게 냉전적 대결 체제에서 파생된 결과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새로운 남북의 동반자 관계를 만들어 가면서 공동의 번영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 민족의 당면과제다. 무엇보다 북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만들어 가야 할 때이다. 북한사회와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주민들의 생활상을 우리 사회의 일부처럼, 우리 이웃처럼 이해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북한 사회의 특수성을 인정하면서 우리 사회와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나름대로의 장단점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도 인정해야 한다. 나아가 그들을 우리 동포로서 포용하고 함께 공영할 수 있는 대상으로 인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은 결국 교육이 담당해야 할 중요한 과제이며 우리가 해야 할 의무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