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책을 수립·추진하는 과정에서 교육현장의 의견을 모니터링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는 정책의 성공적인 추진여부와 직접적으로 관련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 분야가 그리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한국교총이 사학운영 개선을 위해 사학의 법인과 교원을 대상으로 의견조사를 한 결과가 눈길을 끈다. 우리나라 중등교육에서 사학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고려할 때, 사학 정책에 대한 현장의 견해는 수시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이번 교총의 시도는 시의적절했다고 평가된다.
조사영역은 평준화 정책, 자립형 사학, 학교운영위원회, 예산공개 여부, 사학재정지원 등 다양한 내용을 담고있다. 조사결과는 그 동안 사학측에서 일관되게 주장해 온 내용이 다시 확인된 영역도 있고, 정부가 추진하고 있거나 추진하려는 방향과 상반된 견해가 나타난 내용도 있으며, 사학 법인과 교원간의 갈등현상이 제기된 부분도 있다.
평준화 정책과 관련해서 교원, 법인 모두 현행대로 기본골격은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하나의 대안으로 자립형 사학의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자립형 사학은 여건이 충족된 학교중 희망하는 경우로 한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시 지역은 대도시부터 우선 적용하기를 바라고 있는데 이는 정부의 방향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학교운영위원회의 설치와 학교예산의 공개 수준에 관해서는 교원과 법인의 견해차가 명백히 다름을 보여주고 있다. 즉 교원은 학교운영위원회를 설치해야 하고 학교 예산도 현재보다 더 상세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학교법인은 이 양자에 관해 모두 부정적인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사학 구성원간의 의견이 대립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 동안 논의되어 왔던 공·사립 교원 인사교류에 대해 사학 교원이나 법인 모두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그 정도는 49%의 희망을 나타낸 교원보다 법인의 경우가 60%로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났다. 이 역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이와 같은 조사결과가 정책의 수립·추진 과정에 반영될 필요가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보다 정교한 방법에 의해 교육현장의 의견을 주기적으로 조사해 공포하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이러한 노력이 한층 배가되지 않으면 안되리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