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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교육부가 조사한 '묻지마 사교육' 실태

논술열풍 읍면지역 초등학생에까지 영향

교육인적자원부의 사교육 시장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학교 교육을 불신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지면서 고소득층은 물론, 읍면지역 빈곤층 자녀까지 상당수 사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 분야도 과거에 수능과 내신에서 비중이 높은 영어와 수학 등 일부 과목에 국한됐으나 근래에는 초등학생까지 매월 수십만 원을 들여 예체능과 논술 등을 배우는 사례가 늘어나는 등 이른바 '묻지마 사교육' 광풍이 전국에서 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교육 참여 실태= 교육부의 조사 대상이 된 초등학교 6학년의 88.2%와 중학교 3학년생의 78.4%, 고등학교 2학년생 63.1%가 사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교육 참여율은 학교급이 오를수록 줄어들었으나 소득수준에는 비례했다. 가계 경제력이 높을수록 사교육 참여율이 증가했고 특히 우리나라 최대 부유층 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권은 상급학교로 올라가도 사교육 참여 사례는 줄어들지 않았던 것.

지역별 사교육 참여율을 보면 서울 강남이 93.88%로 단연 선두였고 그 다음은 서울 81.59%, 수도권 81.3%, 광역시 77.15%, 중소도시 75.85%, 읍면지역 66.82% 등으로 조사됐다.

부유층 자녀가 고가의 사교육을 받음으로써 재산과 함께 학력까지 대물림받는 이유를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학교급별 연간 1인당 사교육비 지출 현황을 보면 초등학생 6학년의 경우 100만∼300만원이 38%로 가장 많았고 100만원 이하 26%, 300만∼500만원 22%, 500만∼1천만원 12%, 1천만∼2천만원 1.3% 등으로 집계됐다. 무려 2천만원 이상을 쓴다는 응답(0.6%)도 있었다.

중학교 3학년생과 고교 2학년생이 쓴 1천만원 이상의 고액 사교육비 비율은 각각 4%와 4.8%에 달했다.

학교급별ㆍ지역별 사교육비 연간 500만원 이상 비율에서는 지역별 양극화가 뚜렷했다. 강남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 비율이 각각 32.5%와 52.%, 57.6%인데 반해 읍면지역은 4.9%, 6.4%, 4.7%에 불과했던 것.

▲사교육 시간대 및 형태= 학교급이 낮을수록 주중 사교육 비율이 큰 데 반해 학교급이 높아지면 주말 사교육이 비중이 커진다.

초등학생의 주중 사교육은 79.8%였으나 주말 또는 주중+주말은 각각 1.6%와 11.5%에 그쳐 그나마 주말에는 학습부담에서 해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고교생은 주말 또는 주중+주말 사교육이 각각 18.5%, 28.7%로 절반 가량이 학기 내내 주말에도 사교육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셈이다. 이런 현상은 소득이 높을수록 두드러졌다.

고소득층 자녀는 사교육 혜택 기회를 상대적으로 많이 누리면서도 혼자 공부하는 시간도 많은 것이 흥미롭다.

'나홀로 공부' 시간 조사에서는 중학생이 주당 평균 4.79시간, 고교생은 9.93시간이었고 지역별로는 고교생 기준으로 수도권이 12.09시간으로 가장 많았고 강남 11.74시간, 중소도시 11.31시간, 광역시 9.02시간, 읍면지역 6.93시간 등이다.

사교육 형태는 전반적으로 학원수강 비율이 높은 가운데 초등학생이 학습지 의존율이 컸고 고교생은 EBS와 인터넷, 통신 비중이 높은 것이 이채롭다.

입시전문학원이 발달한 서울과 강남권의 고교생 학원수강 비율은 45%로 전국 평균 37.9%에 비해 높았다. EBS 활용률은 서울지역에서 10.7%인데 반해 읍면지역이 19.4%인 점도 눈에 띈다.

고소득 계층일수록 과외나 전문학원 의존율이 높은 데 반해 저소득층은 EBS로 과외를 대체하는 현상이 뚜렷했다.

▲사교육 내용 및 원인= 수강 과목은 학교급에 관계없이 영어와 수학, 국어 비중이 높았다. 초등학생의 경우 영어 81%, 수학 71.3%, 국어 48.7%, 과학 35.2%, 예체능 34%, 사회 32.2%, 논술 20.3%, 전문교과 3.3%로 파악됐다.

영어와 수학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사교육이 이제는 거의 모든 과목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월평균 수강료는 영어 14만2천~16만9천원, 수학 10만5천~23만3천원, 예체능 9만8천~27만2천원, 논술 8만9천~19만1천원으로 조사돼 학부모들의 교육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음을 짐작케 해준다.

상당수 학부모들은 학교성적 향상과 좋은 학교 진학을 이유로 사교육을 시킨다고 답변했으며 부모의 학력이 높을수록 이런 경향은 강했다.

▲특목고ㆍ자사고 진학 선호도= 초등학생은 전체 평균 29.5%의 학부모가 특목고 진학을 희망했고 중학교 3학년생의 선호도는 7.7%로 파악됐다.

고소득층일수록 특목고 선호도가 높았는데 소득 상위 30% 집단은 59.7%가 자녀의 특목고 진학을 희망한다고 응답했고 지역별 선호도는 서울과 수도권, 강남이 각각 24.97%, 22.61%, 27.53% 등으로 집계됐다.

한편 논술 사교육 비율 조사에서는 초등학교가 23%로 가장 높았고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각각 12.4%와 12.5%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강남권에서 더욱 분명해 초등학교 29.1%, 중학교 27.2%, 고등학교 23.4% 등으로 파악됐다. 논술 열풍은 지방까지 영향을 미쳐 읍면지역 초중등학생의 논술 사교육 비율도 10% 안팎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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