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강정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원장은 26일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관련해 "난이도는 전년도 수준을 유지하되 9등급제로 전환되는 만큼 난이도 조정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정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등급으로만 점수를 제공할 경우 난이도에 따라 특정 등급이 비는 현상이 우려되는데.
▲난이도는 예년, 전년도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다만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9등급을 구분할 때 특정 등급이 비지 않겠느냐 하는 염려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특히 탐구영역의 문항수가 20문항인데, 이를 9개 등급으로 나누는 것이 쉽지 않다. 기술적으로 대단히 어렵다.
그러나 지난 3년 간 출제를 통해 많은 노하우가 쌓였다. 등급이 비는 현상이 전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하긴 어렵지만 그런 일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과거에 실제 등급이 비는 현상이 발생한 적이 있었는데.
▲2005학년도 수능 때 3개 과목에서 2등급이 안 나왔고 2006학년도에도 2등급이 비는 과목이 나왔었다. 2007학년도 수능 땐 다행이 등급이 비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올해도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지만 이 문제는 보장을 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등급이 비는 현상을 막기 위한 방안은 어떤게 있나.
▲평가원은 그동안 출제 인력풀을 많이 보강했다. 현재 4천360명 정도 된다. 우수한 선생님들을 많이 확보해 워크숍 등을 열면서 출제 노하우를 많이 쌓도록 했다. 평가원 내에서도 전문가들을 많이 확보해 이 부분에 대해 연구를 많이 했다.
지난 3년 간 노하우가 많이 생겼지만 그래도 만족스럽진 못하다. 안심할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계속 노력하겠다.
--표준점수가 제공되지 않으면 자연계열에서 수리 가형보다 나형을 택하는 수험생이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수리 가형, 나형은 수험생들 스스로 택하는 것이므로 어떻게 조정할 수 없다. 다만 많은 대학들이 자연계에서는 수리 가형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등급만 제공되더라도 대학이 필요에 따라 수리 가형에 유리한 인센티브를 줄 수도 있다. 대학의 자유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작년과 달라진 것이 없다.
--언어영역 문항 수 등은 어떻게 바뀌나.
▲작년 60문항에서 올해 50문항을 줄지만 듣기, 읽기 등의 비율은 변하지 않는다. 지문 수도 그대로다. 다만 지문 길이와 지문당 문항수가 조금 조정된다.
언어영역 문항과 시간을 줄인 것은 시험 첫 교시부터 수험생들에게 장시간 너무 많은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출제 선생님들도 언어영역 출제 부담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출제위원은 어떻게 구성되는지.
▲출제위원의 고등학교 교사 비율을 지난해 43%에서 올해는 50%로 늘릴 계획이다. 직접 가르친 교사들이 시험을 출제하면 아무래도 고교 내용과 수능의 연관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검토위원은 아랍어 등 일부과목을 제외하고 대부분 고교 교사들로 구성된다.
--이번 수능에서 문제은행식 출제방식이 적용되나.
▲올해 시험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올해 6월 모의고사 때 문제은행식 출제를 일부 하고 이를 분석한 뒤 자신이 생기면 내년 수능 때 적용 여부를 결정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