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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사업보고서로 살펴본 한국 사교육 시장

'초등학생 1명이 학습지 1개 이상을 보고, 고등학생 5명당 1명꼴로 돈을 내고 온라인 강의를 듣는다'
'초등학생 학습지 구독료는 과목당 월 3만원을 넘어섰고, 고등학생이 교재를 사서 온라인강의를 듣는 데는 강좌당 6만5천원의 돈이 든다'

사업보고서로 살펴본 사교육 시장의 현주소다. 한국의 사교육 시장은 매년 몰리는 학생 수요와 이를 가격 인상의 호기로 이용한 업체가 어우러져 증시안팎에서 최근 4년간 성큼 자랐다.

◆ 시총 10배, 자산 4배 = 2002년 말부터 2006년 말까지 지난 4년간 디지털대성, 케이스, 대교, YBM시사닷컴, 메가스터디 등 굵직한 5개사가 기업공개(IPO)에 나선 점이 사교육 관련주의 시가총액을 키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기존 상장사들의 성장세도 한 몫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교육 상장주의 시총은 2002년말 5개사 2천540억원에서 지난달 30일까지 10개사 2조7천550억원으로 984.6%나 커졌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의 시총이 172.38% 늘어나는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실로 놀라운 성장세다.

또 총자산은 3천791억원에서 지난해 말 현재 1조5천961억원으로 321% 늘고, 매출도 5천687억원에서 1조7천323억원으로 204.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48억원에서 1천522억원으로 513.7%, 순이익은 181억원에서 1천123억원으로 520.4%가 각각 늘어나는 등 규모와 수익성 면에서 '두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 학습지 회원 수 654만명.온라인 유료회원 수 25만명 = 교육관련 상장사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초등학생을 주 대상으로 하는 대교, 재능, 웅진, 구몬 4사의 학습지 회원 수는 지난해 말 654만4천320명으로 추정된다. 이 수치는 2003년 545만5천360명으로 나타났던 회원 수를 업계가 제시하고 있는 시장 규모의 성장을 감안해 추산한 것이다.

현재 주요 수요자인 초등학생수(교육부 2006년 4월1일 기준)가 392만5천43명인 점을 감안할 경우, 초등학생 1명당 1.67개, 즉 1개 이상을 구독하고 있는 셈이다.

또 온라인 누적 유료 회원수는 25만7천62명에 달한다. 현재 인문계 고등학생인 128만1천508명 가운데 5분의 1가량이 돈을 내고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수치는 메가스터디의 경우에 한정된 것으로 다른 중소 온라인 강의 업체까지 더할 경우 비중은 더욱 늘어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교육시장에서 학습지와 온라인교육 시장은 18.60%, 6,93%에 불과해 사업보고서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학원(43.29%), 교육출판(10.24%), 홈스쿨(4.33%) 등까지 확대할 경우 한 학생이 의존하는 사교육시장은 엄청난 규모일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 교육물가는 연평균 물가상승의 배 이상 = 사교육 시장으로 몰려드는 학생수에 비례하듯, 교육 물가는 일반 물가에 비해 상당히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많은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대교 눈높이 수학의 경우 월 비용이 2002년 2만7천원에서 올해 1월 3만3천원으로 22.2% 상승했으며 논높이놀이 수학은 3만1천원에서 3만9천원으로 25.8% 올랐다. 대교의 학습지 가운데 눈높이한자(2만7천원)을 제외하고는 전부 3만원 이상이다.

디지털대성의 중.고 재학생 전문학원인 대성N스쿨은 월회비가 2004년 3만원에서 2006년말 3만3천원으로, 입시자료집은 1만8천200원에서 2만2천750원으로 비싸졌다.

메가스터디의 온라인강의는 2004년 4만5천473원에서 지난해 5만3천148원으로, 온라인교재도 1만801원에서 1만1천917원으로 올라 교재를 사서 온라인강의를 듣는데는 6만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

교육물가는 지난 4년간 대체로 연평균 5∼6%정도의 상승세를 보였다.

시장이 치열해졌고, 종이 등 원재료 값이 올랐다고 해도 같은 기간 연 평균물가상승률(근원인플레이션 기준)이 2~3%였던 점을 비교하면 배 정도 상승세를 기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온라인 강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 = 메가스터디 작년말 온라인강의의 매출원가는 182억원, 이로 인해 올린 매출액은 590억원이다. 매출액이 원가의 3배 이상인 구조다.

이는 2004년 같은 부문에서 매출원가 110억원, 매출액 355억원에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초기 투자가 거의 마무리되고 이제는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오는 시점에 돌입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에 반해 오프라인의 수익성은 그다지 좋지 않다.

지난해 대교의 출판매출원가는 6천33억원, 매출액은 7천619억원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의 김태형 애널리스트는 "현재 오프라인시장이 전체의 98%, 온라인시장이 2%에 불과하지만 오프라인업체들이 주로 유.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면서 출산율 저하로 인한 저성장 우려가 있는데 비해 온라인업체들은 고정비 부담이 갈수록 줄어 수익성이 개선되는데다 현재 시장규모가 2%에 불과해 향후 성장성도 높아 시장의 관심은 온라인업체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흥증권 이주병 애널리스트는 "한국 사교육업체는 해외에 비해 아주 영세한 수준에 머물러 있어 기업공개 당시 밸류에이션이 낮게 책정됐다"며 "그러나 메가스터디 등이 엄청난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증시에서도 점차 높은 밸류에이션이 적용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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