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중량운동…환갑에 `미스터대구' 해외연수 때도 가방에 아령·바벨 "젊은 생각, 꾸준한 실천이 건강비결"
"환갑이 훨씬 지난 나이에 삼각팬티만 입고 몸매 자랑하는 게 창피하다구요? 그래도 이게 땀으로 빚어진 근육입니다. 쫄티 입고 거리에 나가면 젊은이들도 주눅들기 마련이죠" `미스터대구' 서영갑(65) 前대구덕화여중 교감. 지난해 8월31일 정년퇴임 한 그의 이름 앞에는 이제 보디빌더로서의 별칭이 따라 붙는다. `체육 교사였던 모양이군'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는 현직 때 인문고 담임으로서 영어를 가르친 평범한 교사였다. 그런 그가 퇴임 두 달만에 열린 `미스터 대구 선발대회'에 최고령 선수로 참가해 당당히 중년부 1위를 차지한 것은 30년을 하루같이 땀흘린 결실이었다. 30대 초반 과음으로 망가진 건강을 되찾기 위해 시작한 중량운동(weight training)을 그는 지금도 꾸준히 생활화하고 있다. 재직 시에는 출근 전에 꼭 1시간씩 운동을 했다. 준비운동으로 팔굽혀펴기 30회, 물구나무서기 5분, 윗몸일으키기 60회, 줄넘기 200회를 한 후 아령, 바벨, 트위스트 머신 등을 이용해 몸을 만들어 나갔다. 이곳 저곳 옮겨다닌 학교가 집에서 3∼5㎞ 거리에 있었지만 출퇴근은 늘 걷거나 뛰어서 했다. 10년 전부터는 발목에 모래주머니까지 차고 다닌다. 심지어 해외연수를 나갈 때도 운동기구를 잔뜩 싸 가지고 다녀 주위 교사들로부터 놀림을 받기도 했다. 밥은 굶어도 스포츠는 계속 돼야 한다고 말할 만큼 그는 운동에 미쳐 있다. 그 덕에 그는 나이를 먹을수록 근육이 붙고 20대도 부러워 할만한 몸매를 자랑하게 됐다. 처음에는 `주책없다'며 핀잔주던 동료들도 이젠 `정말 멋지네. 대회에 나가보게'라며 격려할 정도다. 울퉁불퉁한 몸매 때문에 오해도 많이 받았다. 하얀 면 티에 짧은 스포츠형 머리가 영락없는 `조폭'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부동반 중국 여행길에선 가이드가 조직폭력배로 잘못 알고 도망갈 뻔한 해프닝을 겪었다. 서 前교감이 보디빌딩 대회에 참가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10년 전. 당시 대구시민회관에서 열린 `미스터대구 선발대회'를 보고서다. "대회에 참가한 중년부 선수들을 보니 나도 해 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생깁디다" 그래서 제일 먼저 지하 월세방을 비웠다. 본격적으로 운동을 하기 위해 집에 헬스장을 만들기로 한 그는 3∼15㎏의 아령, 20∼75㎏의 바벨, 벤치프레스, 엑스벤드 등 10여 종류 20여 개의 헬스기구를 갖추고 `안호체육관'의 문을 열었다. 그리고 자기와의 힘겨운 싸움이 그 때부터 시작됐다. 운동 자체가 힘든데다 외롭게 혼자 하다보니 그만 두고 싶은 때도 많았다. 그럴 때면 거울에 몸을 비춰보며 용기를 얻었다. 그는 "체육관 바닥은 언제나 땀에 젖었어도 근육 붙는 재미에 힘든 줄도 몰랐다"고 말한다. 퇴임 다음날 바로 헬스클럽에 등록해 체계적인 훈련을 받은 그는 두 달 후 `미스터대구'가 됐다. "30년 가까이 쉬지 않고 흘린 땀의 결정체"라며 트로피를 보여 준 그는 "무엇보다 건강과 자신감을 얻은 게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이제 다음 목표는 내년 열리는 미스터코리아. 그래서 운동량도 늘렸다. 팔굽혀펴기 100번-15㎏ 아령 각각25회-누워 역기 들기 20회-벤치프레스 100회-버터플라이…등 5∼7가지 운동을 연속적으로 결합한 훈련과정을 매일 5∼6회 반복하고 있다. 하루 운동시간만 4∼5시간. 그는 "60대라는 나이는 무의미하다"며 "항상 젊게 생각하고 끈기 있게 실천한다면 누구나 미스터코리아가 될 수 있다"고 웃으며 강조했다. /조성철 chosc1@kft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