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도 상·하반기 교총-교육부 교섭합의 조인식은 광화문 정부중앙청사 16층 교육부 대회의실에서 24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양측 위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1시간가량 진행됐다. 정부 측 대표인 김신일 부총리가 국무회의 지연으로 예정보다 늦은 12시에 합류했고, 이로 인해 양측 교섭 대표 인사말 순서가 뒤로 조정됐다.
이날은 지난해 11월 교섭 시작 때와는 달리 비교적 원만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으나 교장공모제와 교원승진규정개정 등의 문제로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대표들 인사=김신일 부총리는 “학생과 학부모를 편안하게 하는 게 제일 과제이며, 선생님들이 사명감을 갖고 학생 지도 잘해주고 부모님과 대화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인사말을 시작했다.
김 부총리는 이어서 “교사당 학생수, 시설 등은 어느 정도 갖췄지만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교수자료, 실습기재 등 학생 지도에 필요한 용품은 OECD 국가에 비해 부족한 게 사실이고 선생님들이 열심히 잘 지도해 주신 덕에 여기까지 왔다”고 선생님들을 치하했다. 그는 또 교육재정이 확대되려면 국가전체 재정과 조세부담이 늘어나아 하는 데 여기에서 막혀 진행이 잘 안된다며, 정부와 교총이 대화하고 협의해 우리 교육을 발전시키자고 제안했다.
윤종건 교총회장은 “지난해 11월 10일 교섭 시작할 때는 격한 소리가 오갔지만 오늘은 웃는 모습으로 조인식 끝나기를 기대한다”고 운을 뗐다.
“김 부총리가 결국 교육은 돈 문제라고 했지만 성과를 거두기 위해 정부가 투자를 했느냐?”고 반문하면서 “사교육비를 포함하면 GDP 대비 8%가 나오는데 당연히 세계 최고의 교육수준이 나올 수밖에 없고, 정부가 투자해서 (OECD 평가결과가)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윤 회장은 지적했다.
윤 회장은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무자격 교장공모제, 근평 10년 반영하는 승진규정개정에 대해서는 계속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교원인사제도에 대해서는 지고 이기고가 아니라 서로 개선해서 새로운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는 것이며, 교사가 전문성을 향상하기 위해 능력과 역량을 키우기 위해 공식적인 평가자료 돌아보고 맞춤형 연수하기 위해 교원평가제 도입하는 것이다. 계류 중인 법이 하루 속히 통과돼 국민에 봉사하는 교육부 되길 도와 달라”고 덧붙였다.
◆교총 위원 발언=하윤수 교총부회장은 “외형적으로는 교섭원안 대비 합의율이 77%에 달하지만 내용적으로는 ‘노력한다, 추진한다’는 등 교육부가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합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금세 부산동아고 교장은 “이번 합의 사항 중 교원 업무 경감을 위해 교육부가 노력해 달라” 며 “시의회나 국회 요구 자료가 너무 많다”고 밝혔다. 3~4년 치 자료를 하루 만에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담임이나 보직수당이 너무 적고, 교사들이 이를 기피하기 때문에 관리자들은 신학기만 되면 곤욕을 치른다”며 “수당을 인상하고 교감들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해 교감업무 추진비를 신설하라”고 요구했다.
김운념 부회장(충북 덕성초 교사)은 “병설 유치원 부설로 학교에 유아방을 설치해 달라”고 요구한 뒤 “10번 동승해야 월 3만원을 받을 수 있는 통학버스 동승 안전지도교사가산금 지급 방법이 불합리하다” 동승 횟수에 따라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일섭 전주교육청 장학사는 “근평 기간 10년을 반영하는 승진규정개정안이 교원들에게 많은 부담을 주고, 교장공모제는 전문성을 강조하는 시대적 흐름에도 맞지 않고 교원간에 갈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상돈 서울 공릉초 교사는 “교총이 10여 년 전부터 요구해 교육부도 지난 5월 초등 20, 중학 18, 고교 16시간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한 주당 표준수업시수 법제화를 조속히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교육부측 발언=김광호 교원정책과장은 “교원승진규정과 공모제가 논리가 맞지 않는다는데, 승진규정은 확정 단계고 공모제는 41개 교서 내부공모형부터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 승진규정서는 (승진하는 데)28년이나 걸리기 때문에 13년 단축해 15년 경력자에 응모자격을 주자는 것이지 무조건 젋은 사람을 뽑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이때 김 부총리가 국무회의를 마치고 조인식장에 도착했고, 김 과장의 발언은 중단됐다.
김양옥 초중등교육정책과장은 “신문활용교육(NIE) 활성화를 위해 학교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합의조항에 대해 오해의 소지가 있어 말씀 드린다”며 “기존의 신문 구독 지침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양측 위원들의 발언이 끝난 후 윤종건 회장과 김신일 부총리는 교섭합의서에 서명한 후 2층 국무위원 식당에서 오찬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