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감사들이 혁신세미나를 내세워 출국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교육청 간부들과 교사들도 관광일정이 대부분인 해외연수를 떠나 외유성 연수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 교육청 과장과 장학사 3명, 현직 교장 3명, 교사 5명 등 12명이 이날 오후 9박 10일 일정으로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체코 등 동유럽 3국으로 테마연수를 떠났다.
'바람직한 학교선택권 확대 방안 및 입학전형 방법 모색'이란 제목의 이번 연수 참가자들은 이들 국가의 고교 입학전형과 신입생 배정 방식을 연구해 서울 시내 고교선택권 정책에 대한 보완 및 확대 방안을 조사한다는 취지로 출국했다.
그러나 9박10일의 테마연수 일정표를 보면 3일째 헝가리 부다페스트 교육청(3시간)과 6일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고교(2시간), 8일째 체코 프라하 중학교(2시간)를 방문하는 총 7시간만 출국 목적과 부합하고 나머지 시간은 대부분 관광지 방문으로 짜여 있어 연수의 순수성을 의심케 하고 있다.
해외 방문 이틀째인 11일 음악의 도시 빈의 도나우강, 음악가의 묘지, 벨데데레궁전, 시립공원, 국회의사당 등을 관광하는 것으로 사실상 이번 연수의 공식일정이 시작된다.
12일 오전에는 잠시 부다페스트 교육청을 방문했다가 오후에 어부의 요새, 마챠시 교회, 겔레르트 언덕 등을 유람하고 13∼14일에는 모든 일정이 관광 일색이다.
이번 연수에 1인당 250만∼270만원이 들어 전체 경비는 3천만 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은 2010년부터 서울 일반계 고교에 진학하려는 신입생 중 50~70%는 다니고 싶은 학교를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고교선택제를 사실상 확정한 상태여서 이번 연수는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6천억여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시교육청이 1인당 200만~300만원의 비용이 드는 이번 연수를 강행한 것은 예산낭비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고교선택제가 시행되는 2010년까지는 시간도 남아있고 보완할 부분이 꽤 많다. 해외에서 학교 평가와 컨설팅 지원을 어떻게 하는지 등을 알아봐야 할 내용이 있다"라고 해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테마연수 일정을 여행사에 맡기다 보니 그렇게 짜인 것 같다"며 여행사 쪽으로 책임을 전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