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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인문학 진흥' 교육부 10년 로드맵

"열린 소통의 학문 육성하는 데 초점"

교육인적자원부가 17일 인문학 연구사업에 올해 370억원을 지원하는 것을 시작으로 향후 10년 간 4천억원 이상을 투자하는 '인문학 진흥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삶의 질과 국가경쟁력을 한 차원 높이고 사회통합의 토대를 마련하려면 무엇보다 '삶의 의미를 부여하고 국가적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학문'인 인문학을 육성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 '인문학 위기' 수준 = 인문학은 지식기반사회의 정신적 인프라이자 국가 정체성의 토대가 되는 학문임에도 불구하고 인문학계열 취업률 저조, 기초연구 부족 등으로 침체에 빠져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4년제 대학 총정원 대비 인문계열 학부생 비율은 1987년 16.85%에서 1990년 15.48%, 1996년 15.37%, 2002년 13.96%로 감소세를 보이다 2005년 14.43%로 소폭 증가했다.

대학원생, 박사급 연구자, 대학교수 등 인문학 분야 연구자 수 비율은 2005년 기준으로 전체의 13.58%(5만1천3명)를 차지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들의 저조한 취업률이 인문학 위축 현상의 한 요인이 되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지난해 대학ㆍ대학원의 인문계열 졸업생 취업률은 학부 63.6%, 대학원 76.7%로 평균 취업률(학부 67.3%, 대학원 81.9%)은 물론 공학계열(학부 69.2%, 대학원 83.1%), 자연계열(학부 64.6%, 대학원 78.8%)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인문계 정규직 취업률은 학부 40.1%(의학 82.9%, 공학 59.8%, 사회 47.3%, 자연 44.7%), 대학원 45.7%(공학 76.6%, 의학 74.9%, 사회 60.8%, 자연 58.1%)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인문계열 학부생의 취업에 대한 전공일치도 역시 48.8%로 전체 평균(68.9%)보다 낮다.

인문계 졸업생의 절반 이상이 인문학을 외면하고 전공과 관계없는 분야로 진로를 택하고 있다는 얘기다.

인문학 분야에 대한 정부 투자도 그동안 턱없이 부족했다.

2005년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민간 등이 대학에 지원한 전체 연구비 중 인문학 비율은 3.79%로 공학(49.09%), 자연과학(17.48%), 사회과학(6.67%) 등 다른 분야와 비교해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인문학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해 9월에는 고려대 교수들이 인문학 위기 타개를 촉구하는 '인문학 선언'을, 전국 80여개 인문대 학장들이 '인문학 위기' 성명서를 잇따라 발표하는 등 인문학 위기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다.

◇ 인문학 추진 방안은 = 교육부가 마련한 인문학 진흥 기본계획은 2016년까지 10년 간 교육, 인문연구, 사회 등 3개 분야에 총 4천억원 이상을 지원한다는 내용으로 돼 있다.

우선 교육부분(올해 71억원 지원)에서는 대학 교양교육 체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인문학 전공 교육 과정의 다양화, 특성화를 추구하는 방안들이 추진된다.

이를 위해 올해 교양교육 개선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20여개 대학을 선정해 학부대학 도입, 인문학-자연과학 통합교육, 토론식 팀 티칭 도입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인문학 장학금도 크게 늘려 매년 1천명의 학생에게 1인당 500만원씩의 장학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고전번역 작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동서양 고전 번역을 박사논문으로 인정하는 제도를 각 대학이 도입하도록 할 계획이다.

인문연구 부분(올해 265억원 지원)에서는 대학거점연구소, 지역학연구소를 집중지원하는 '인문한국'(Humanities Korea) 사업이 추진된다.

대학부설연구소 중 우수한 20여 곳을 거점연구소 또는 연구단으로 선정해 10년 간 지원하고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및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아랍 등 세계 각 지역의 언어, 문화, 역사 등에 대한 총제적 연구를 수행할 지역학 연구소 역시 20개를 선정해 지원할 방침이다.

한국고전 100선을 영문으로 번역하는 사업이 20년 장기계획으로 추진되며 왕실문화 총서, 한국학 영문총서, 한국학 기초사전 등 한국학 기초연구 자료 편찬사업도 다양하게 추진될 예정이다.

사회부분(올해 27억원 지원)에서는 지난해 시범개최된 '인문주간' 행사를 연례화해 매년 한글날을 전후해 개최하는 계획이 포함됐다.

인문학 대중강연, 전시회, 학술대회, 인문학 명강의 시상 등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지원액도 지난해 1억5천만원에서 올해 17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밖에 이공학도를 위한 인문학 강좌 개발, 인문ㆍ자연과학자 공동 세미나 개최, 군부대ㆍ산업체ㆍ교도소ㆍ노숙자 대상 인문학 강좌 개설 등 일반대중과 타 학문과의 만남의 장을 넓히는 사업들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종서 교육부 차관은 "이번 지원계획에서는 그동안 '나 홀로 학문'이었던 인문학을 열린 소통의 학문으로 육성하는 데 중점을 뒀다"라며 "앞으로 꾸준히 예산을 확보해 졸업생 취업률 제고, 장학금 확대 등 인문계 학생을 위한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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