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19일 "한국교육도 획기적인 개혁을 통해 교육의 효율성을 높이고 창조를 통한 질적 성장이 가능토록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전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대 사범대 교육정보관에서 한국교육학회 주최로 열린 2007년도 춘계학술대회 '한국의 교육력, 이대로 좋은가?' 기조강연에서 "외환위기 이후 한국경제의 급속한 성장 둔화와 분배 악화 뒤에는 한국교육의 효율성 악화가 도사리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교육으로 인적 자본이 축적되면 생산요소 '노동'이 질적으로 개선돼 생산력을 증대시키므로 교육이 경제 성장의 엔진"이라며 "교육에 투자된 자원 한 단위당 인적 자원의 증대효과를 높여야 고속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해 교육과 경제 성장의 연관성을 강조했다.
그는 1960∼1980년대 한국의 인적자본 축적 효율성이 미국보다 2배 이상 높았으나 현재는 급격히 저하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교육의 효율성이 저하된 원인으로 ▲ 과도한 반복학습 등 시대에 뒤떨어진 교육제도 ▲ 고비용ㆍ저효율의 한국교육시스템 ▲ 부모의 경제력 격차로 인한 자녀의 학력 격차 등을 꼽았다.
정 전 총장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암기식ㆍ주입식 교육에서 창의성 중심의 교육으로 방향 전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경제가 선진기술을 모방하는 단계에서 새로운 기술을 창조해야 하는 단계로 이행했다"며 "스스로 지식을 창조하는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교육과 사교육이 서로 보완적인 관계가 되도록 유도해 자원의 낭비를 줄여야 하며 서울대의 지역균형선발제 같은 새로운 제도 도입으로 교육을 통한 계층이동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전 총장의 기조강연 뒤 학습력과 교육력, 교육행정 지원력 등 분과별로 주제발표와 토론 등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