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시범 실시되는 교장공모 학교 선정 과정에서 교원들의 의견은 원천적으로 배제됐을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의 의견 수렴 과정에서도 내용이나 절차상 문제가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교장자격증 없어도 15년 이상 된 교육공무원이나 사립교원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내부형 교장 공모제 시범학교 41곳 전체를 대상으로 교총이 최근 실태 조사한 결과이다.
교원들은 자신의 학교가 교장공모제 예비학교로 지정되는 과정에서 아무런 의견 수렴 절차가 없었던 것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보였다.
예비학교 지정 후 시범학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법적 기구가 아닌 학부모 총회서 사실상 모든 것을 결정하고, 교원들은 발언 기회조차 갖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았다. A초등학교 학부모 총회서는 “공모제 지정과정서 교원들의 의견은 배제 된다”는 장학사의 설명에 참석했던 교원들이 전원 퇴장하는 경우도 있었다.
교육감이 지정하는 교장공모학교는 학부모 전체회의, 학교운영위원회를 거쳐 교장이 신청하거나 학운위를 거치지 않고 교육감이 직접 지정토록 돼 있다.
학부모들에게 교장공모제 찬반을 묻는 설문지에서는 공모제 도입으로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 없이 ‘학교 혁신과 지역사회 발전, 학교공동체의 의사 결정이 반영된 민주적·투명한 학교 운영이 가능하다’는 장점한 나열함으로써 일방적인 찬성을 유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학생수 1000명이 넘는 B학교 학부모 총회 참석자는 재적 과반수에 터무니없이 부족한 100여 명에 불과해 위임장을 받아 시범학교 지정을 결정했고, 나머지 학교 사정도 비슷해 설문 결과로 대체한 곳이 많았다.
학교운영위원회에서는 학부모 총회 결정을 거스릴 수 없어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교장공모제에 비판적인 견해를 가진 교원위원 발언도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했다.
C학교 운영위원회서는 교장 공모 시 ‘교장자격증 소지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단서 조항을 부쳐 교육청에 심사를 맡긴 사례도 있었다.
농어촌 소규모 학교 학부모 중에는 교장이 너무 자주 바뀌는 데 대한 불만으로 교장공모제를 찬성하는 경우가 있었으며, 한 학부모는 “공산당 혁명”이라며 적극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한편 교장공모제 지원 현황은 강원도 접수가 마무리 되는 7일 경이면 파악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