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교과서를 대폭 검정체제로 전환하려는 교육부의 교과서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전문가들과 현장 교원들의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이다. 하지만 역사 교과서의 이념 편향과 초등 교원의 부담 가중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이념 논란 재연 되나?=2004년 인천시교육청 국정감사에서 한 출판사가 펴낸 ‘한국 근현대사’ 검정 교과서가 여야 의원간에 이념 논쟁을 불러일으켜 국정감사가 파행에 이른 적이 있다.
역사과목이 국정에서 검정으로 전환됨에 따라 이 같은 혼란이 재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대해 교육부는 검정단계에서 국사편찬위원회 같은 전문기관의 감수를 반드시 거치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국어교과서는 문법의 일관성, 도덕 교과서는 통일교육 방향 등에 혼란이 없도록 국립국어원이나 통일연구소 등을 거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전학 잦은 초등생 ‘혼란’=중, 고교에 비해 전학이 자유로운 초등학교의 경우 학교 마다 다른 검정교과서 사용에 따른 혼란과 교원들의 업무 가중이 우려된다.
김재춘 영남대 교수는 “전학생이 50%에 육박하는 군주둔지 초등학교 교사들은, 전학생들에게 과목별 교과서 챙겨주는 것만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가 계획대로 검정교과서 체제를 확대할 경우, 소규모 학교 교사들은 교과서 채택 업무가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대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경선 교사(서울 도곡초)는 “출판사 난립과 교과서 다양화에 따른 학부모들의 우려, 단위 학교에서의 교과서 선정 주체에 따른 문제점이 보완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우려 때문인지, 교육부가 초등 교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바에 따르면 ‘검정 전환에 찬성’하는 비율이 2002년 70%대에서 올해는 35%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도 이런 여론을 감안, 찬성하는 비율이 높은 교과목 위주로 검정 전환을 결정했다.
반면 권영민 교감(인천 진산초)은 “(예산 부족으로 국정체제로 전환된)초등영어가 검정교과서 체제로 시작했지만 교과서 난립에 따른 혼란은 없었다”며 “세계적인 흐름으로 봐도 검정교과서 확대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