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이 학생부 실질반영비율을 대교협에 제출해야 하는 시한을 하루 앞두고 막판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다.
23일 대학가에 따르면 일부 대학은 이미 확정 발표한 입시안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대교협 제출 시한인 24일은 물론 교육인적자원부가 당부한 이달 말을 넘길 때까지 결정을 미루려는 대학들도 있다.
◇ 확정안 발표 뒤 "다시 생각해야…" = 숙명여대는 지난달 30일 학생부 실질반영비율을 19.94%로 확정 발표했으나 최근 확정안을 철회하고 비율을 재조정하기 위해 이날 회의를 열었다.
당초 19.94% 반영 안 외에도 몇 가지 가안을 마련해두고 있었는데 대교협 제출을 앞두고 다른 대학들의 실질반영비율이 2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자 확정안을 거둬들인 것이다.
박천일 숙명여대 입학처장은 "우리도 실질반영비율이 20%가 넘는 가안이 있었다"며 "제출 시한인 내일까지는 결정하기 어려울 것 같고 다음주께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국대도 이달 6일 실질반영비율을 20.6%로 확정 발표했으나 이날 "확정안을 다시 마련해 27일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발표 시기ㆍ방안 놓고 "고민되네" = 대부분의 대학들은 대교협 제출일을 앞두고 시기와 비율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건국대는 이날 10%대, 20%대, 30%대의 실질반영비율 방안 3가지를 마련했으며 24일 입학전형관리위원회를 열어 3가지 안 가운데 1가지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문흥안 건국대 입학처장은 "반영비율이 높으면 등급간 점수 차를 다르게 하는 게 불가피하지만 반영비율이 낮으면 균일한 점수 차를 두겠다"고 말했다.
한국외대 역시 "20∼30% 사이에서 전형위원회 위원들의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다"며 대교협 제출 시한을 맞추기 위해 24일 다시 전형위원회를 열어 결론을 내기로 했다.
대교협 제출 시한을 넘겨서라도 보다 유리한 비율을 책정하기 위해 막판 '눈치작전'을 벌이는 대학들도 많다.
서강대는 실질반영비율이 18∼20% 사이가 되는 방안 2개와 20%를 조금 넘는 방안 1개 등 총 3개 방안을 놓고 다음주 열리는 입학위원회에서 1가지를 선택키로 했다.
성재호 성균관대 입학처장은 "다음주 초쯤 30%에 못 미치는 선에서 2∼3개 정도의 안이 나올 것"이라며 "제출 시한이 갑자기 정해진 것인 만큼 양해를 구하고 8월 말까지 확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세대 역시 30%가 넘지 않는 범위에서 다음주에 최종안을 결정할 예정이며 한양대, 중앙대, 이화여대도 제출 시한을 넘겨 최종안을 확정한다는 입장이다.
◇ '마이 웨이' 이미 결정한 대학도 = 서울대는 총점을 100점으로 하고 학생부에 50점(교과 40, 비교과 10), 논술에 30점, 면접에 20점씩을 배점하는 확정안을 24일 대교협에 제출키로 했다.
서울대는 대교협 제출안에서 전형요소별 실질반영비율을 당초 밝힌 바와 같이 배점 비율과 대체로 일치시켜 5:3:2로 결정했으며 등급간 점수 차도 1ㆍ2등급에 만점을 주고 등급 간 점수 차를 1점으로 하는 기존 안을 유지했다.
김영정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전형요소별 기본점수는 다음달 초 결정할 예정이지만 총점과 전형요소별 배점 및 실질반영비율이 정해졌으므로 각 전형요소의 당락 영향력은 변함 없다"고 설명했다.
고려대도 학생부 실질반영비율을 17.96%로 책정한 지난 30일의 발표안을 변경하지 않고 24일 대교협에 제출할 계획이다.
박유성 고려대 입학처장은 "전형요소별 실질반영비율은 학생부 17.96%, 수능 79.04%, 논술 2.99%다. 다만 교과목별 등급 간 점수 차이를 어떻게 할지는 결정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숭실대도 이날 학생부 실질반영비율을 가군 26%, 다군 27.4%로 하며 교과목별 등급 간 점수 차는 1∼4등급은 5점씩, 4∼5등급은 10점, 5등급 이하는 15∼20점씩 차등 적용하는 입시안을 확정해 대교협에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