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때가 지나 기세가 꺾인 사람이나 날씨를 가리킬 때 ‘한물가다’란 동사를 많이 쓴다.
“요즘은 그 무덥던 더위도 한물갔다.”
“그도 한창때 꽤 인기 있던 가수였는데 이제는 한물가서 알아보는 사람도 거의 없다.”
한물가다는 채소, 과일, 어물 등이 한창 나오는 때가 지났을 때도 쓰는데 이럴 때는 한물가다 대신에 ‘한물넘다’는 표현을 써도 좋다.
“딸기가 한물넘어서 좋은 물건이 없다.”
한물가다, 한물넘다와 반대로 채소나 과일, 어물이 한창 나오는 때가 됐을 때는 ‘한물지다’란 동사를 쓰면 된다.
“요즘은 단감이 한물질 때다.”
“오징어가 한물져서 일손이 바쁘다.”
한편 ‘꽃다지’는 오이, 가지, 참외, 호박 따위에서 맨 처음에 열린 열매를 뜻하는 명사다.
꽃다지는 논밭에서 자라며 봄에 노란 꽃이 피는 식물 이름이기도 하지만 이처럼 첫 열매를 폭넓게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어느새 호박 꽃다지가 열렸다.”
또한 ‘꽃맺이’는 꽃이 진 뒤에 바로 맺히는 열매를 말한다.
“아름다운 날에 대한 욕심 접는 만큼/꽃맺이 한 치씩 커오른다는 걸/아는 꽃들의 자태는/세월 앞에 오히려 담백하다(도종환, 저무는 꽃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