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4일 발표한 PISA(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2006 결과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OECD가 2006년 57개 국(회원국 30개국 포함) 만 15세 학생 약 40만 명을 대상으로 학업성취도를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학생들의 읽기 능력은 OECD 국가 중 1위, 수학은 1~2위, 과학은 5~9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 회원국까지 합칠 경우 읽기 1위, 수학 1~4위, 과학 7~13위다.
◆상위권 과학 성적 더 떨어져=PISA 2006에서는 각 국가별 평균 점수에 따라 정확한 등수를 제공하는 대신 95% 신뢰도 수준에서 그 국가가 위치할 수 있는 최고 등수와 최하 등수를 추정해 범위를 제공했다. 학업성취도 평가가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표본조사이기 때문이다.
PISA 2006 결과가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 학생들의 과학성취도가 2000년도 측정에서는 1위를 차지했지만 2003년도에는 4위, 지난해는 7~13위로 대폭 떨어졌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상위 5% 학생들의 성적은 2003년도 2위에서 지난해는 17위로 낙폭이 더 컸다.
이에 따라 각종 언론에서는 7차 교육과정이 적용되면서 고교 1학년 과학 수업시수가 주당 4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었다는 점을 한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선택과정인 고2~3학년 때는 과학․기술군(수학, 과학, 기술, 가정) 과목 중 필요한 1~2과목 이상만 선택해 들을 수 있어, 학생들이 대입시에 필수적인 수학과 상대적으로 학습 부담이 적은 기술, 가정 교과를 선택해, 과학이 외면 받고 있다는 점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교육부 “과학 예산 늘이겠다”=교육부는 PISA 2006 결과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면서도, 7차 교육과정이 과학 성취도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는 보고 있지 않다.
교육부 관계자는 “PISA 시험 문항과, 최상위권 학생들의 과학 성적이 대거 하락한 원인을 우선 분석해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각계에서 지적한 원인을 분석하겠지만, 7차 선택 중심 교육과정을 문제 삼는 것은 잘못”이라며 말했다. OECD 국가들에 비교하면 우리나라 과학 수업 시수가 적은 편이 아니라는 점과 아직 선택 과목을 수강하지 않은 고1 학생들이 평가 대상이란 점을 들었다.
그는 그러나 “이공계 기피 현상을 없애고, 쉽고 재미있는 과학교육으로 전환하기 위한 과학발전 5개년 계획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계획에는 연간 400억 정도인 과학예산을 600~700억 원 정도로 확충해 과학실험실을 개선하는 방안이 포함된다. 아울러, 재미있는 과학수업을 위한 새로운 교수법과 평가방법을 개발해 교원들에게 연수하는 내용이 담긴다.
교육부는 2009년 초등 1학년부터 연차적으로 적용되는 7차 교육과정 개정안을 올해 초 확정 발표했기 때문에, PISA 결과에 따른 추가적인 교육과정 개정 주장에 곤혹스런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