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서쪽으로 넘어가는 일, 또는 그런 때를 가리켜 ‘해거름’이라고 한다.
“해거름이 되니 추워진다.”
“조금만 기다려라. 해거름에 갈 테니까.”
“이제 곧 떠나야 할 나그네만이 저무는 해거름을 아쉬워하는 건 아니다(이문구, 장한몽).”
“전 포수는 이날 새끼내의 가가호호를 돌아다니며 해거름 안으로 소작료를 바치지 않으면 소작권을 빼앗고 집에서 쫓아내고 말겠다는 엄포를 놓았다(문순태, 타오르는 강).”
해거름과 같은 뜻으로 ‘해름’이라는 단어도 있다.
“그는 동구 밖에 나가서 동생을 해름까지 기다렸다.”
“할머니가 시킨 대로 까치 이모랑, 디딜방앗간 최 씨한테랑 어저께 해름에 찾아가서 할머니가 죽었다고 말했는데도…(문순태, 피아골).”
한편 ‘햇귀’란 해거름과 반대로 해가 처음 솟을 때의 빛을 의미한다. 햇귀는 또한 ‘사방으로 뻗친 햇살’이란 뜻의 ‘햇발’과 같은 의미로도 쓰인다.
“아침 햇귀가 눈부시다.”
“집 안에서는 어두운 것 같더니 길거리는 아직 햇발이 남아 있고 전등이 들어와서 어중되게 환하다(염상섭, 무화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