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부 들어 세 번째로 시행된 한국교총의 전국교육자 서명운동이 전체 초·중등교원의 67%에 달하는 23만 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막을 내렸다.
교총은 서명지를 국회 교육위원장에게 직접 전달하고, 교원연금 보장, 정년환원, 교육재정 확충 등 국회 차원의 공교육 살리기 대책을 촉구하였다. 최근 각종 단체에서 연합 혹은 개별적으로 다양한 사안에 대해 서명운동을 했지만 그 결과를 제대로 공표한 단체는 아직까지 한곳도 없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교총이 잡음 없이 교단의 안정을 해치지 않으면서 소속 회원수의 120%, 전체 교원수의 67%에 달하는 높은 서명율을 확보한 것은 교원노조 합법화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교원단체로서의 위상이 여전히 흔들리지 않고 있음을 반증한 것이라 하겠다.
특히 이번 서명으로 그 동안 설왕설래했던 정책들에 대한 대다수 교육자들의 확고한 지지를 재확인함으로써 한국교총이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을 가지고 정책을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 예컨대 교원정년 환원 주장이 일부 고령층 교원들에게만 국한된 주장으로 폄하하거나 교육의 전문성과 독자성을 전제로 하는 교육자치제에 대해 교총이 더 이상 고집을 피울 사항이 아니라는 일각의 주장은 더 이상 설득력을 갖지 못하게 되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서명에 담긴 공교육정상화를 위한 교육자의 열망을 어떻게 정책으로 구체화하느냐 하는 점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무려 20여 박스에 달하는 서명지는 한낱 휴지조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교총은 서명 그 자체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강도 있는 후속활동을 통하여 서명의지가 결코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와 정치권의 의지요 역량이다. 명심할 것은 각종 탈법적인 행위가 횡행하고 공권력이 쉽게 무너지는 오늘날의 상황에서 교육자의 온건하고 민주적인 의사표현 방법인 서명활동의 결과를 정부가 끝까지 외면한다면 이는 사실상 과격행동을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하리란 점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이번 서명결과를 겸허히 수용하여 교단이 하루빨리 안정을 되찾고 교육 발전을 기할 수 있도록 정책추진을 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