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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기자메모> 몇몇 인수위원이 교육 좌우해선 안 돼

며칠 전에 국회 의원회관을 들렀다. 교육위원들에게 새해인사도 전하고 핫 이슈로 부각하고 있는 대통령직 인수위에 대한 생각도 들을 겸 해서였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은 한명도 만나지 못하고 몇몇 보좌관들과 인사만 나누고 왔다. 4월 총선에 대비한 국회의원들이 모두 지역구 챙기기에 여념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역구가 없는 비례대표 의원들도 이런저런 연고를 따져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지역구 관리에 열중이었다.

자기가 모시는 의원의 당선 가능성에 따라 보좌진들의 분위기가 눈에 띄게 달랐다. 하지만 어느 당을 막론하고 대통령직 인수위 교육정책은 이들에게 큰 관심거리가 되지 못했다.

인수위가 활동하는 두 달 반이면 차기 정부의 교육정책 기조와 핵심 과제가 결정되지만, 총선 준비에 코가 빠진 의원들은 이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대통령직 인수위가 거의 독단적으로 우리 교육을 재단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에 따라 짧게는 향후 5년, 길게는 백년간의 교육정책이 결정될 것이다.

고교 다양화 300프로젝트와 단계적 대입시 자율화 방안으로 대변되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 기조는 ‘다양화’와‘ 자율화’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 교육부를 해체하는 수준의 정부 조직이 개편되고, 평준화 기조도 깨어질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확정된 발표는 없고 추측만 난무하고 있다.

차기 정부가 각 교육주체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하고, 교육 수요자들의 학교 선택권을 넓혀 준다는 기조는 바람직해 보이지만, 구체적인 정책들이 현실 적합성을 갖추지 못했을 때 그 혼란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고 벌써 그런 조짐들이 보이고 있다.

우리 교육 발전을 위해 지금 당장 요청되는 것은, 인수위가 서두르지 말고 현실 적합성을 갖춘 정책을 마련하는 일이다. 인수위원들이 귀를 열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야 하고, 교육위원들도 인수위 활동을 방치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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