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 오는 2010년부터 모든 영어과목을 영어로 수업하고 '한국형 토익'으로 불리는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을 도입하는 내용의 새 정부의 영어공교육 강화 프로젝트를 둘러싸고 교육계가 찬반 격론을 벌였다.
인수위는 이날 오전 삼청동 인수위 대회의실에서 이경숙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학자와 교수, 교사,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영어 공교육 완성 프로젝트 실천방안 공청회'를 갖고 영어 공교육 강화방안에 대한 교육계의 의견을 수렴했다.
참석자들은 이 자리에서 후진적 교습관행과 사교육 시장에 의존해온 영어교육을 근본적으로 대수술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면서도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도입에 따른 사교육비 조장 가능성 ▲'영어를 영어로 하는 수업'의 현실적 착근 여부와 투자대비 효과 ▲양질의 영어전용교사 수급문제 등 방법론을 놓고는 뚜렷한 시각차를 보이며 논란을 벌였다.
학자와 대학교수, 학부모 등은 정부가 대대적으로 재정을 들여 교원양성 체계와 교과과정, 교육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영어를 영어로 하는 수업을 전면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반면 일선 교사들은 학생들의 수준이 다르고 인원도 많아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속도조절을 주문하고 사교육 시장이 커질 가능성도 우려했다.
고려대 홍후조 교수는 "정보화.세계화.개방화 시대를 맞아 외국어, 특히 영어 교육은 세계와 다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대단히 중요하다"며 새 정부의 영어공교육 강화안에 찬성했고, 한국교육개발원 윤유진 박사는 영어 몰입프로그램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외국어 몰입프로그램은 효과적인 외국어 학습 방법으로 나름대로 성공을 거두고 있으며 연구결과에서 명확히 입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인 이경자씨는 "10년이나 영어를 배워도 말 한마디 못하는 영어교육을 이젠 바꿔야 한다"며 "이젠 더이상 사교육비를 낼 돈도 없으며 학부모들은 한계점에 도달했다"고 토로하고 "현장에서 어려움이 따를 수도 있지만 어렵다고 마냥 있을 순 없으며 선생님들은 스스로가 변화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인정 일산 오마초등학교 교사는 "현장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들어주어야 하며 굉장히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며 "초.중.고교와 대학 등 학교단계 마다 특성에 맞는 교육을 하도록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아이들의 사회적, 정서적 특성을 고려한 영어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임동원 청운중학교 교장은 "현장 입장에서는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2012년까지 5년안에 완결짓지 말고 하나씩 차근차근 해야 한다"고 밝히고 "2만3천명의 영어전용교사 증원은 무리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인수위는 이날 공청회를 토대로 기존 로드맵에 대한 수정.보완작업을 거쳐 내달초 영어 공교육 강화 최종안을 확정, 새정부로 넘겨 시행토록 할 방침이다.
그러나 영어 공교육 강화안이 교육현장 전반에 막대한 파급효과를 끼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교육계 내부의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보여 최종안이 확정될 때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