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연가투쟁 등 교단과 학생을 외면하는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등 전향적 자세를 보여 강제 전보 방침을 철회하기로 했다.”
근무지를 무단이탈해 연가 투쟁에 참가한 전교조 조합원들에 대해 교육당국이 실시하기로 했던 비정기 전보 방침이 철회됐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28일 성명서를 통해 “전보 방침을 철회해 달라는 전교조의 요청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비정기 전보 대상자는 2006년 11월 연가투쟁에 참여한 171명. 75명으로 가장 많은 전보 대상자가 포함돼 있던 전교조 서울지부는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전보저지 농성을 펼치기도 했다. 교육감협의회는 이번 전보 철회에 대해 “교육감협의회가 법정기구로 새롭게 출범하는 시기에 모든 교육가족이 화합하기를 바라는 차원에서 이뤄진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교조는 “연가투쟁은 합법적인 만큼 앞으로 연가투쟁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교육감협의회가 전교조의 전향적 자세 근거로 제시한 것은 한 일간지에 실린 전교조 정진화 위원장의 인터뷰 기사였다. 이 기사에서 정 위원장은 연가투쟁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처럼 돼 있지만, 전교조는 이를 오보라며 정정 보도를 요청한 상태다.
여기에 16개 시·도교육감 모두가 ‘전보 철회’에 대해 같은 입장을 보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등 일부 교육감이 올해 교육감 선거에 재출마하기 위해 전교조와의 마찰을 피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교육계 일각에서도 “징계 차원에서 전보를 실시하겠다고 해놓고 이제 와서 교육감들이 없었던 일로 하자고 나서면 교육당국만 우스운 꼴이 되는 것 아니냐”며 “법정기구로 전환해 교육계의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게 됐다고 자평하더니 벌써부터 눈앞의 이익 때문에 원칙을 버린다면 뭘 더 기대하겠는가”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