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연합뉴스) 김세영 기자 = "영어와 우리말을 섞어 쓰는 '부분 몰입' 보다 영어로만 수업을 진행하는 '완전 몰입' 방식이 영어의 친화력을 높이고 적응기간을 단축시키는 데 효과적 입니다"
2006년 1학기부터 수학과목의 영어 몰입 공개수업을 하고 있는 경기도 파주시 문산북중학교 김혜영 교사(48.여).
올해로 교사생활 23년째인 김 교사는 2003년 경기도교육청의 교원 해외 장기연 수프로그램에 지원해 미국 뉴욕 포틀리(Fortlee) 고등학교에 1년간 연수를 다녀온 뒤 호기심에 영어를 섞어서 수학 수업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돼 현재는 영어 몰입수업의 모형 개발에 한창이다.
영어와 우리말을 섞어 쓰는 `부분 몰입' 방식으로 진행하는 수업에는 학생의 이해를 돕기 위해 `수학 용어 카드'와 `문장 카드' 등이 동원된다.
김 교사는 주요 수학 용어의 영어단어 목록을 교과서 앞뒤에 붙이거나 수업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질문을 담은 영어문장 카드를 칠판에 붙여 학생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하고 했다.
그는 "도입부는 영어로 시작한 뒤 새로운 수학 개념을 배우는 수업 중반부에는 영어와 우리말을 섞어 쓰고, 배운 내용을 반복.복습하는 후반부에는 영어로만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공개수업을 지켜본 선생님과 장학사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영어와 우리말을 함께 쓰는 부분 몰입 방식으로 진행한 공개수업에 대해 일부 교사는 "더 쉬운 영어를 써야 한다"는 입장인데 반해 다른 선생님은 "아예 모두 영어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사는 "부분 몰입 보다는 아무래도 영어로만 수업을 진행하는 완전 몰입 방식이 영어 친화력을 높이고 적응기간을 단축시키는 데 오히려 효과적"이라며 "다만 학생 수준을 감안해 수준별 수업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작년 여름 파주시 영어캠프에서 40여명의 초.중고교생에게 영어로만 진행하는 완전 몰입 방식의 수학수업을 선보이기도 했다.
교육의 국제적 교류가 활발한 시대에는 일반 과목도 영어로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수학과 같은 일반 과목의 영어 몰입수업에는 학업성취도의 문제가 항상 뒤따른다.
김 교사는 "일반 과목의 영어 몰입수업을 하는 일부 국가에서는 학습성취도를 고려해 저학년 때 몰입수업을 하고 고학년 때에는 모국어로 진행하기도 한다"며 "몰입 교육에서 성취도 문제는 가장 중요한 연구 과제"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학업성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수업 모델을 개발해 일반 학생에게 완전 몰입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를 위해 수학과목의 몰입수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원어민 교사 양성이 필요하다는 것이 김 교사의 지적이다.
이미 일부 교사들을 중심으로 몰입 교육에 대한 연구는 활발하다.
경기도 교사들이 만든 학회인 국제교육정책연구회에서 국제교류팀장으로 활동하는 김 교사는 다른 40여명의 회원과 함께 영어 몰입 수업의 세계적인 사례와 수업 효과 등을 연구하고 있다.
김 교사는 "영어 몰입교육은 아직 교사들이 연구해야 할 과제"라며 "학업성취도 저하 등 위험이 수반하는 만큼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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