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8 (목)

  • 흐림동두천 -1.3℃
  • 구름조금강릉 2.6℃
  • 서울 0.1℃
  • 구름많음대전 1.3℃
  • 구름조금대구 3.6℃
  • 맑음울산 3.0℃
  • 맑음광주 5.1℃
  • 맑음부산 3.6℃
  • 구름많음고창 5.9℃
  • 구름조금제주 9.5℃
  • 흐림강화 -1.1℃
  • 흐림보은 1.0℃
  • 흐림금산 4.2℃
  • 구름조금강진군 6.3℃
  • 맑음경주시 1.7℃
  • 맑음거제 4.8℃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현장

`이소연과 함께' 초파리 1천마리도 우주로

유전자 연구차 건국대 초파리 `열흘 더부살이'

한국에서 태어난 초파리들이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26.여)씨와 함께 우주여행을 떠난다.

건국대는 연구실에서 키운 초파리 1천마리가 8일 오후 8시 16분(이하 한국시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떠나는 소유스 TMA-12를 타고 국제우주정거장에 다녀올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중력의 반대 방향으로 반응하는 초파리가 우주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를 관찰해 중력에 반응하는 인자가 무엇인지, 노화를 촉진하는 과정은 어떤지 규명하는 실험이다.

건국대 조경상 교수는 "초파리는 사람과 유전자가 75%가량 같은 `모델 동물'이어서 초파리의 유전자 변화를 토대로 사람의 유전자 변화를 설명할 수 있다는 취지로 초파리 관련 실험을 러시아우주항공국에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초파리 수명이 60일인데 열흘을 우주에서 보내고 오면 사람으로 치면 10년을 우주에 살다온 셈"이라며 "유전자 단계에서 초파리의 변화를 살펴보면 우주에 10년간 머물다 온 사람의 변화를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의 성패를 가르는 관건은 초파리의 생존 여부.

조 교수는 2년간 연구 끝에 우주항공국이 제시한 무게 600g 이내, 철저한 항균 등 조건에 맞추고 우주선 발사와 착륙 때 오는 압력과 충격도 이길 수 있도록 첨단 초파리집을 제작했다.

집을 다섯 겹으로 싸 완충효과를 높이는 한편 박테리아는 우주선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공기는 통과하도록 함으로써 초파리가 질식하지 않도록 0.8㎛(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구멍들을 지닌 막을 끼워 균을 밀봉하는 조건을 맞췄다.

또 옥수수가루, 밀가루, 효모, 엿기름 등을 섞어 끓인 뒤 식혀서 굳힌 초파리 먹이도 발사나 착륙 과정에서 녹아 끈적거리면서 초파리가 들러붙지 않도록 특수막을 씌웠다.

발사 때 초파리가 밑으로 쏠리면서 눌러붙지 않도록 우주인들에게 "출발해 올라갈 때 반드시 옆으로 눕혀달라"고 부탁해두기도 했다.

우주항공국의 규정에 따라 불연성 아크릴, 실리콘, 접착제를 찾기 위해 조 교수는 2년간 서울 청계천과 을지로 상가들을 전전했다.

플라스틱 상인들은 "돈도 안 되는 걸 만들어 달라고 한다"는 핀잔을 쏟아냈지만 우여곡절 끝에 10만원을 들여 지구에 남는 것과 우주에 갔다 올 것 등 육면체 초파리집 2개를 완성했다.

조 교수는 "초파리가 무사히 우주여행을 마치고 인류에게 유용한 정보를 갖고 오길 간절히 바란다"며 "이렇게 도전적이고 역사적인 실험에 참여하게 된 것을 연구자로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jangje@yna.co.kr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