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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사학법 원상회복 추진…완전 폐기도 검토"

손병두 대교협 회장 "로스쿨 총정원 제한은 잘못, 대폭 늘려야"

손병두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이 지난 정부에서 개정, 재개정을 거듭하며 논란이 됐던 사립학교법을 또 다시 원래대로 재개정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개정 사학법은 사학 비리 등을 차단할 목적으로 학부모, 교사 등이 참여하는 개방형 이사제를 설치하도록 한 것 등이 핵심으로 사학들은 줄곧 학교 운영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악법이라 주장해 왔다.


지난 8일 대교협 제14대 회장으로 취임한 손 회장은 11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우리의 목표는 재개정된 사학법을 원상회복시키는 것, 더 나아가 폐지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선진국으로 가자고 하면서 후진 제도를 유지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손 회장은 "옛날처럼 재단이 전횡하던 시대는 지났다. 대학 자율화를 한다고 하면서 사학에 대해서만 통제를 해선 안된다"며 "오는 6월 새 국회가 구성되면 이 문제를 정식으로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입 업무가 정부에서 대교협으로 이양되면서 입시부정 등이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손 회장은 "대교협 내 윤리위원회 활동을 한층 강화, 비리가 발생하면 직접 조사를 벌여 사안의 경중에 따라 수사를 의뢰하는 등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교육당국이 대학에 대한 감독(감사) 권한은 여전히 갖고 있고 앞으로도 유지해야 할 것이므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손 회장은 로스쿨 정원 문제와 관련, "총정원을 제한한 것부터 잘못됐다"면서 "로스쿨 정원 배분에 대한 각 대학의 불만, 예비인가 탈락에 대한 불만 등 모든 문제는 정원을 늘려야만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등록금 문제에 대해 그는 "우리나라 대학들은 정부 지원금, 기부금 등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돈이 적기 때문에 등록금 의존률이 높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시민단체 등이) 대학에만 등록금을 낮추라고 하지 말고 정부에도 대학 지원금을 늘리라고 요구하라"고 지적했다.

손 회장은 "모든 학생들의 등록금을 싸게 해주는 것 보단 등록금을 많이 낼 수 있는 학생들은 많이 내게 하고 그 돈으로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요즘 글로벌 스탠더드가 중요한데 우리나라 대학의 봄 학기제는 세계적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최근 대학 규제완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학기 시작일 및 만료일에 대한 규정을 폐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손 회장은 "외국의 경우 9월 학기제가 많은데 그렇다 보니 교환학생, 해외교수 영입 등을 추진할 때 문제가 많다"며 "9월 학기제로 전환하는 문제에 대해 적극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계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청와대의 대교협 사무총장 내정설과 관련, 손 회장은 "대교협은 대학들의 자율협의체이므로 외부에서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단체가 아니다. 인사 문제는 이사회에서 결정할 사항"이라며 내정설을 일축했다.

y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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