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이 아닌 무대 위에서 학생들에게 감동을 전해주겠습니다." 일선 교육현장에서 활동 중인 교육자들이 청소년들의 고민을 다룬 뮤지컬에 출연한다.
내달 16-25일 국립극장에서 공연될 뮤지컬 '까르페디엠'에는 동작교육청 홍승표 교육장을 비롯, 교단에서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는 교장 선생님과 일선 교사들이 출연한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모티브를 얻은 이 작품은 한 명문고에 교사 '김광'이 부임하면서 입시전쟁에 시달리던 아이들이 '건강한 일탈'을 꿈꾸고 이를 통해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뮤지컬이다.
국립극장 청소년 공연예술제의 한 프로그램인 이번 공연에는 염광중학교 교사인 박건우 씨와 백희선 씨가 교사 역을 맡아 수업이 없는 주말 무대에 선다.
또 홍승표 동작교육청 교육장과 홍순길 개포초등학교 교장, 박문수 고척중학교 교장이 번갈아 교장 선생님 역을 맡으면서 연기와 노래 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작년 서울과학축전 기간 특별 공연에 참여했던 이들은 두 달간 연습을 거쳐 정식 공연 무대에 도전하게 됐다.
28일 국립극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홍승표 교육장은 "현장에서 일하는 선생님들이 직접 선생님 역을 하면 실감나겠다는 생각에 멋모르고 시작했다"면서 "전문 배우들에 비하면 여러가지로 미숙하다"고 쑥스러운 듯 말했다.
"학교폭력 등 학교 현장에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많잖아요. 이 뮤지컬이 그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학생들에게 정체성을 찾아주는 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서 참여했습니다. 아무래도 현장에서 경험을 쌓은 선생님들이 공연을 더욱 실감나게 할 수 있지 않을까요." 홍순길 개포초등학교 교장은 "장소가 교실이냐 극장이냐 차이일 뿐 교단에 서는 것도 배우라고 생각한다"면서 "장소를 옮겨 교단에 선다는 기분으로 열심히 해서 학생들에게 감동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연출인 이재성 씨 역시 17년간 고등학교 교육현장에 몸담아 온 교사로 현재 국립전통예술고(구 서울국악예고) 음악연극학과 학과장을 맡고 있다.
또 학생 배역을 맡은 배우 중 김원홍 군은 현재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이영택 예술감독은 "어린이나 성인을 위한 뮤지컬은 많지만 청소년들을 위해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은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자신들의 이야기에 목말라하는 청소년을 위해 그들의 고민과 정서를 담아내겠다"고 말했다.
제작사인 공연집단 현은 공연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티켓 수익의 10%를 서울시교육청에 장학기금으로 기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