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은 대접받는 날이 아니라 제자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보여주고 실천하는 날이죠"
스승의 날이면 제자들이 스승의 은혜를 갚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지지만 경남 진주 경상대학교 사범대학 부설중학교 교직원들은 오히려 제자들을 더 생각하는 날이다.
이 학교 교직원들로 구성된 솔빛장학회(회장 박만호 교감)는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14일 성적이 우수한 1, 2, 3학년 각 4명씩 모두 12명에게 20만원씩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스승의 날의 의미가 퇴색해 가면서 스승의 은혜를 기리는 행사를 갖는 학교보다 휴교하는 학교가 많은 세태 속에서 스승의 날을 기념해 교직원들이 재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것은 극히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솔빛장학회가 매년 스승의 날을 앞두고 제자사랑을 실천해온 것은 올해가 5년째.
2004년 7월 '스승의 날에 집안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도와주자'는데 마음을 모은 교직원 37명이 29만5천원의 기금으로 출발한 장학회는 현재 회원이 58명으로 늘었고 2천557만9천원의 기금을 모으는 등 외형도 크게 성장했다.
특히 회원 중 15명은 이 학교에 근무하다가 다른 학교나 대학 내 다른 부서로 전근 간 뒤에도 계속 장학기금을 내고 있으며 장학회의 깊은 뜻을 전해들은 이 학교 총동창회도 1천만원을 기탁했다.
장학회는 재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것 외에도 성적이 우수하거나 학교를 빛낸 학생을 시상하기 위해 입학식 때 3명, 졸업식 때 3명을 선정해 각 30만원의 장학금을 주고 있다.
그다지 많지 않은 금액이지만 교사와 직원들이 1계좌, 2계좌씩 참여해 모은 장학금인 만큼 세상 어느 장학금보다 뜻 깊고 귀한 장학금이란 것이 안팎의 평이다.
장학회가 2004년 이후 지금까지 지급한 장학금은 총 1천500여만원이며 63명이 혜택을 받았다.
김상훈(14.1년)군은 "스승의 날이면 스승들에게 선물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스승들로부터 장학금을 받고나니 이상하면서도 은혜를 꼭 갚아야겠다는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박만호 회장은 장학금 수여식에서 "이 장학금은 소나무처럼 변함없이 학생들을 사랑하겠다는 교사와 직원들의 정성과 사랑이 담겨 있다"며 "열심히 공부해 나라를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이 돼 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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