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승수 국무총리와 대학생들의 시국토론이 벌어진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는 50여명의 내외신 취재진을 포함해 400여명의 학생들이 가득차 토론회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김한중 연세대총장 등 연세대 관계자 10여명은 미리 토론장에 나와 한 총리를 맞았다. 한 총리는 토론 시간보다 10분 정도 빠른 오후 3시20분께 수행원 10여명을 대동하고 모습을 드러냈다.
총리가 나타나자 최하양(19.경제학과)양 등 연세대생 7명이 `고시 철회, 협상 무효'를 외치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촛불 집회 과정에서 많은 시민들이 군홧발에 짓밟혔다. 총리는 일련의 사태에 책임지고 즉각 사퇴하라"고 외치며 한 총리를 따라 토론장 안까지 들어온 뒤 무대 뒤편에서 5분간 시위를 벌였다.
최양은 "한 총리의 발언을 지켜본 뒤 향후 입장을 정리하겠다"며 "오늘 토론에서 국민을 또다시 실망시킨다면 국민들이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명대 김창훈(27) 총학생회장은 "현재 촛불시위 등을 통해 국민들이 힘을 합쳐 쇠고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총리님의 책임있는 자세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한 총리는 "총학생회 초청을 받고 겸허한 자세로 대학생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토론에 응하게 됐다"며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쇠고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송지헌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 한 총리는 무대 중앙에 자리를 잡았고 그를 중심으로 좌우에 7명씩의 패널들이 배치됐다.
이번 토론회를 제안했던 고려대ㆍ단국대ㆍ성균관대ㆍ숙명여대ㆍ연세대 등 5개 대학 총학생회는 한 총리를 공략하기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각 대학 총학생회장 14명으로 구성된 패널을 정한데 이어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정부의 강경진압과 관련된 현안들을 정리하며 `송곳질문' 거리들을 선정했다는 전언이다.
특히 과거 정원식 총리의 밀가루 세례 사건과 같은 돌발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학군사관후보생(ROTC) 50여명을 백주년기념관 정문에 배치했으며, 토론장 내에서는 학생회 임원 100여명이 방청객들을 상대로 평화적인 토론 분위기 조성을 당부했다.
한 총리 역시 전날 밤 늦게까지 총리공관에서 간부들과 함께 쇠고기 사태와 촛불집회, 고유가 등을 중심으로 학생들의 예상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져다.
연세대 출신인 한 총리는 토론회에 참석한 학생들을 자극하지 않도록 경호인력을 최소화하고 사복경찰도 배치하지 말 것을 관련 당국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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