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에서 교육개혁법안을 둘러싼 정부와 학생.교사들 간의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수도 산티아고를 비롯한 주요 대도시에서 또 다시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고 브라질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가 1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산티아고에서는 전날 2천여명의 학생들이 거리를 행진하며 교육개혁법안 반대 시위를 벌였으며, 경찰과의 충돌 과정에서 290여 명이 연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들은 19일 중 이루어질 교육개혁법안의 의회 표결 연기와 대화를 촉구했다.
의회가 위치한 발파라이소 시에서는 1만여 명의 교사들이 평화시위를 벌인데 이어 19일에는 시위 참가자가 2만여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에는 교사 30여명이 대통령궁까지 몰려가 교육개혁법안 철회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의해 해산되기도 됐다.
앞서 지난 12일에도 산티아고에서 5천~7천명의 학생과 교사들이 도로를 점거한 채 교육개혁법안 추진에 반대하는 격렬한 시위를 벌였으며, 수십명의 학생들이 연행됐다.
일부 학생들은 산티아고 주재 브라질 대사관에 들어가 교육개혁법안 추진으로 비롯된 시위 사태 해소를 위해 브라질 정부가 중재에 나서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칠레에서는 과거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1973~1990년) 전 대통령 정권 시절 제정된 교육법을 개정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 4월 의회에 교육개혁법안을 제출한 이후 학생과 교사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교육구조법은 공립학교 운영을 시 정부에 위임하면서 재정 형편이 다를 수 밖에 없는 도시 간 및 공.사립학교 간에 심각한 교육 격차를 가져왔으며, 이는 칠레 공교육의 붕괴를 가져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칠레에서는 그동안 교육구조법 폐지 주장이 계속돼 왔으며,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은 지난 2006년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교육개혁법안을 마련했으나 학생과 교사들은 시 정부가 공립학교 운영을 맡도록 한 기본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교육의 질 개선이나 빈곤층의 교육기회 박탈은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바첼레트 대통령은 이 같은 지적을 받아들여 다음달 말까지 공교육 강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으나 학생.교사 시위는 여전히 수그러들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