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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연극의 마지막 곡에서 재탄생

7>자장가

우리 아기 착한 아기 소록소록 잠들라 하늘나라 아기별도 엄마 품에 잠든다.
둥둥 아기 잠 자거라 예쁜 아기 자장

어느 누구에게라도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가 어떤 노래냐고 물어본다면, 아마 엄마가 불러주던 ‘자장가’라는 답변이 제1순위에 들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리듬이나 음정은 잘 맞지 않아도 아기를 안고 조용히, 부드럽게, 그리고 사랑을 담뿍 안고 부르는 엄마의 자장노래야 말로 천사의 노래에 비길 수 있을 것이다. 어린 아이시절 엄마 아빠가 불러주는 자장노래를 들으며 자란 기억도 있겠지만, 또 엄마나 아빠가 되어본 사람이라면 자장가 한 두곡쯤은 알고 노래를 불러 주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어떤 작곡가가 작곡을 하던 ‘자장가’의 제목은 대게 동일하다. 그래서 작곡자의 이름을 앞에 붙이는 것으로 곡을 구분하기도 한다. 흔히 불리는 자장가로 외국 곡 중에서는 ‘슈베르트의 자장가’, 모차르트의 자장가로 알려진 ‘풀리스의 자장가’, ‘브람스의 자장가’ 등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민요 ‘자장가’를 비롯해서 ‘이흥렬의 자장가, ’김대현의 자장가‘ 등이 대표적이다.



김대현의 ‘자장가’는 아동 문학가 김영일이 가사를 지었는데 원래 ’예쁜 아기 자장‘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단조로 된 곡이지만 조용하면서도 기품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곡이다. 1962년에는 선명회합창단이 구미 20개국을 돌며 합창으로도 소개하여 널리 알렸는데 스웨덴에서는 구스타프왕이 앙코르를 요청하기도 했고 미국의 카네기홀에서도 연주됐다.

김대현은 1917년, 함경남도 흥남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어려서부터 음악에 소질을 보였는데 함흥 영생중 2학년 시절에는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로 시작되는 유명한 동요 ‘자전거’(목일신 작사)를 작곡하는 천재성을 나타내기도 했다. 일본유학을 떠나 동경제국음악학교 작곡과를 졸업하고 고향에 돌아와 아버지가 담임하고 있던 교회에서 음악활동을 하면서 많은 동요곡을 작곡했다.

1945년, 28세 되던 해 그는 해방의 감격을 자축하며 동네 청년들과 함께 아마추어 연극을 만들었는데 이 때 마지막 장면에서 ‘자장가’를 부르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곡을 만들게 된다. 연극이 상연되고 여주인공이 마지막 장면에서 ‘자장가’를 부를 때 관객들은 숨을 죽이고 오열을 삼켰고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연극의 막이 내렸다.

이후 김대현은 6·25가 발발하자 고향을 떠나 월남했다. 서울에 정착한 그는 1953년 어느 날 부산에 볼 일이 있어 다녀오는 길에 서울행 완행열차를 탔다. 맞은 편 자리에 젊은 엄마가 아기를 안고 있었다. 얼마쯤 가다 아이가 갑자기 보채며 울기 시작하자 엄마는 즉시 아기를 토닥이며 ‘이흥렬의 자장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아이는 신기하게도 즉시 울음을 그치고 새근새근 잠이 들었다.
 
이 광경을 무심히 바라보던 김대현은 자신이 이미 고향 흥남에서 만들었던 자장가가 갑자기 생각났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가사는 기억나지 않고 선율만 생각나는 것이었다. 할 수 없이 그는 평소 친하게 지냈던 아동문학가 김영일에게 곡에 맞는 새 가사를 부탁하게 된다. 이렇게 하여 재탄생한 곡이 오늘의 ‘자장가’이다.

김대현은 서라벌예술대학에서 강의하다가 후에 중앙대예술대학교로 개편된 후 계속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다가 정년퇴직했다. 1985년 68세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약 30여곡의 가곡과 종교음악 30여곡, 동요 70여곡, 오페라 ‘콩쥐 팥쥐’, 칸타타 ‘성웅 이순신’ 등의 작품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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