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들이 같은 또래의 학생보다 최고 5배 넘게 범죄에 노출돼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학교에 다니지 않는 10대가 청소년 범죄 보호의 '사각지대'임이 이번 연구로 입증된 셈이다.
17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 홍영오 부연구위원이 낸 '청소년 범죄 피해에 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2007년 7월부터 1년간 폭력 범죄를 당한 비재학(非在學) 청소년의 범죄 피해율은 같은 나이대의 학생보다 4.6배 높았다.
이 기간 폭력범죄(금품갈취.폭행.협박)를 당한 청소년은 중학생이 인구 100명 당 8.5명, 고교생 4.7명인 데 비해 비재학생은 21.6명이 폭력 범죄의 피해자가 됐다.
금품갈취를 당한 고교생이 100명당 2.8명이었던데 비해 비재학생은 16.2명으로 5.8배나 높았고 폭행은 고교생이 100명당 2.0명이 당했지만 비재학생은 10.8명으로 5.4배 차이가 났다.
특히 폭력범죄를 당한 비재학생 가운데 여성 청소년의 피해율(100명당 29.4명)이 남성 청소년(19.3명)보다 높아 폭력 범죄의 위험에 더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사람이 1번 이상 범죄를 당하는 중복피해도 비재학생의 경우 3회 이상으로 고교생보다 3배 정도 잦게 범죄에 노출됐다.
재산범죄(절도.사기.소매치기) 피해는 중학생이 100명당 8.4명, 고교생이 7.4명이었지만 학교에 다니지 않는 비재학 청소년은 16.2명으로 월등히 많았다.
가정폭력(고교생 5.2명, 비재학생 16.2명)과 또래집단의 폭력(고교생 4.9명, 비재학생 21.6명) 피해율도 비재학생이 재학생의 5배에 달했다.
조사기간 1년 외에 앞서 입은 범죄 피해율도 ▲중학생 13.3명, 고교생 10.5명, 비재학생 47.9명(폭력범죄) ▲중학생 15.8명, 고교생 16.8명, 비재학생 37.0명(재산범죄)으로 비재학생이 눈에 띄게 높았다.
이번 조사는 만 13∼18세 전국 남녀 청소년 2천5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7∼8월 설문을 통해 이뤄졌고 이 가운데 비재학생 응답자는 74명으로 1명을 제외하고 모두 고교생에 해당하는 만 16세 이상이었다.
홍 부연구위원은 "비재학생의 표본이 적지만 학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이 재학생보다 범죄에 더 많이 노출됐다는 점이 통계적으로도 밝혀졌다"고 의미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