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는 21세기 첫해인 올해 '함께하는 교육' 캠페인을 벌인다. 그 동안 우리 교육에서 중시돼 온 사제동행 또는 학교공동체 형성과 맥을 같이하는 개념이다. 그런데 새삼 이를 강조하는 까닭은 요 몇년사이 교육의 3주체인 교사·학생·학부모간 불신이 심화되고 교실붕괴 현상이 확산되는 등 총체적인 교육력 약화 징후가 노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교육 위기의 원인으로 교원들은 정부의 잘못된 교육정책으로 인한 사기 저하를 주로 강조하는 반면 학부모와 일반인들은 시대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교원들과 학교제도의 무능력을 탓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처럼 위기의 원인에 대한 진단은 시각 차가 크지만 학교교육 기능이 크게 위축되고 있음을 부정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교육황폐화라든지 학교붕괴 교육붕괴라는 섬뜩한 단어들이 풍미하고 일부 성급한 사람들은 학교라는 공교육체제의 유지 발전에 대한 기대마저 접고 미처 검증되지도 않은 여러가지 유형의 대안교육에서 미래교육의 모델을 찾고자하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교육개발원은 지난 연말 '학교교육 위기의 실태와 원인 분석'이라는 보고서에서 학교붕괴의 대안으로 교사의 자율성 확대, 학급당 인원의 감축, 학습량 경감과 선택과목의 확대 등 공교육체제를 더욱 지원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학교의 본질적인 기능을 되돌아 보고 새로운 도약의 방향을 찾아야 한다. 학교는 개인의 성장과 사회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해야하는 학습행위를 재미있게 하도록하기 위해 필요한 기관이다. 실제로 혼자할 때 보다 여럿이 함께 어울려 할 때 학습 능률이 향상된다는 게 정설이다.
교실붕괴란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현상을 일컫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실천은 쉽지 않지만 이에 대한 해법은 간명하다. 교육애를 바탕으로 한 '함께하는 교육'의 원리가 작동해야 한다. 먼저 교사들은 학생들이 의욕적으로 학습에 참여하도록 재미있고 내용 있는 수업을 준비해야 한다.
교사들이 체험·탐구·토론 등 다양한 학습방법을 동원할 수 있도록 학교와 학교운영위원회 그리고 교육당국은 이를 지원해야 한다. 정부는 섣부르게 학교간 교사간 경쟁을 유도하는 시책으로 교육력을 강화하겠다는 연목구어적 방안을 지양하고 교원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방안과 함께 학급당 학생수의 대폭 감축 등 OECD 수준의 교육여건을 조성하는데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