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6일 서울 초ㆍ중ㆍ고교 교장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 자리에서 "공교육의 틀 속에서 가르치는 내용이 사교육에 비해 크게 못 미친다"며 교사들의 철저한 반성을 촉구했다.
안 장관은 이날 서울시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초ㆍ중ㆍ고 교장단 연수회에서 "우리 교육을 하는 사람들이 모든 역량을 극대화해 책임있게 우리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장관은 "우리 교사들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뒤떨어지지 않는 우수 집단인데 이들이 공교육에서 가르치는 내용은 사교육에 못 미친다"며 "학생들이 학원에서 다 배우고 오니 별로 할 일도 없는 것 같다"고 교사들의 안일한 자세를 질타했다.
안 장관은 "학원이 잘 되는 이유는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서비스를 철저히 하기 때문이다. 이런 서비스가 학생들에게 엄청난 효과를 발휘하고 학원은 더욱 번창한다"며 "이런 걸 보면 우리 공교육의 서비스는 어떤가 하는 질문이 나온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발언은 공교육의 질을 높여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안 장관은 또 공교육을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학 입시 개혁이 중요하다면서 "대학들이 입시안을 바꾸면 정부가 보상을 해주겠다. 정부가 강력하게 선언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공교육을 살리는 입시 개혁의 중요성을 연일 강조하는 가운데 나온 이 발언은 성적 위주가 아닌 잠재력을 보고 선발하는 입시안을 채택하는 대학에 행.재정적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돼 주목된다.
안 장관은 "4월이 가기 전에 대학들이 앞으로 입시를 어떻게 하겠다는 선언을 할 것 같다"며 "이는 성적 위주의 입시를 한 단계 높이는 수준의 입시제도를 만들겠다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3년간 열심히 대학이 노력하면 많이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대입 자율화로 인한 혼란을 막고 각 대학이 책임 있는 자세로 입시안을 만들겠다는 내용의 '선진형 대입전형 확대 공동선언'을 상반기 중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안 장관은 "어제 카이스트 총장이 150명의 학생을 교장 추천으로 선발하겠다고 선언했다"며 "이렇게 되면 제일 피해를 보는 곳이 학원이고 제일 크게 생각을 바꾸는 사람은 학부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특목고를 보내야 카이스트를 보낸다는 생각이 없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