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차명계좌를 재산 신고 때 빠뜨린 혐의(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기소된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이 1심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공 교육감은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용상 부장판사)는 10일 공 교육감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선거 비용 마련에 부인이 깊이 관여한 점이 인정되고 거액을 여러 경로를 거쳐 우회적으로 선거 계좌로 넣은 점 등에 비춰 공 교육감이 차명계좌에 대해 부인과 미리 논의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며 재신 신고 누락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이어 "4억3천만원은 공 교육감 전체 재산의 20% 이상으로 차명계좌가 선거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의도적으로 누락한 것으로 보이고 실제 이것이 공개됐다면 득표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점 등에 비춰보면 당선무효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공 교육감이 자신의 선거운동을 총괄했던 제자이자 종로M학원 중구분원장 최모 씨에게 1억900만원을 무이자로 빌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선관위가 교육감 선거는 정치자금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여러 차례 안내한 바 있어 위법성 조각사유가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의 행위는 유죄로 인정되지만 선관위가 잘못된 정보를 준 만큼 피고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뜻이다.
공 교육감은 작년 7월 치러진 교육감 선거 때 최 씨에게서 돈을 무이자로 빌린 혐의와 부인이 수년간 관리해 온 차명예금 4억원을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공 교육감이 4억원의 출처가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 최 씨 통장에 입금하고 나서 이를 다시 빌리는 형식으로 '세탁'한 뒤 선거자금으로 썼다고 밝힌 바 있다.
공 교육감은 선고 이후 "벌금이 (교육감직이 유지되는) 100만원 이하로 나올 줄 알았다. 변호사와 상의해 항소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