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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학교교육 최종 책임자 뽑는 선거, 참여만이 공교육 살려

교육감 선거 반드시 투표해야 하는 이유

교육열은 최고임에도 교육감 선거에 대한 관심은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감이 초중고교의 최종 책임자임에도 말이다. 선거에 대한 관심 부족과 선거 후유증 때문에 선거제도 자체를 부정하거나 정치의 부속물로 만들려는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교육자치를 지켜나가기 위해 교육감․교육의원 선거가 어떻게 발전하고 변화해 나가야 하는 지,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전문가 의견을 들어봤다.

정당․정파 이익 이용, 정치적 중립성 훼손 ‘러닝메이트제’ 안 돼
투표율 높이려면 각종 선거 같은 날 실시, 임시휴일 지정 고려를

선거비용 모금 허용해야 vs ‘선거공영제’ 채택해 모금 허용 말아야
교원 현직유지 입후보 할 수 있어야 vs 학교 이해당사자 사퇴 바람직
 


- 8일 경기에 이어 충남․경북(29일) 교육감을 선출하게 됩니다. 교육감 선거의 의미와 선거에 임하는 후보자, 유권자의 자세를 짚어주시지요.




임갑섭
=교육감은 시도 보통교육, 유치원에서 초중등 교육을 담임하는 수장입니다. 초중등학교에 자녀를 보내지 않는 주민은 보통교육에 관심이 없습니다. 따라서 투표율이 저조할 수밖에 없으며, 선출돼야 할 사람이 선출되기 어렵습니다. 이미 실시된 주민 직선 교육감선거에서 고비용 저효율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 가장 모범적이어야 함에도 일부 시도에서 선거 후유증이 나타난 바 있습니다. 교육하는 사람들의 선거이므로 더욱 투명하고 공정한 선거가 되어야 할 것이며, 지역민 모두 관심을 가지고 선거에 참여했으면 합니다.

윤정일=이번 교육감 선거는 말씀하신 부정적 여론을 잠재울 수 있는 기회입니다. 특히 교육감 정당공천제, 러닝메이트제, 임명제 등과 같은 교육감의 위상을 격하시키고 나아가 지방교육자치를 일반자치에 예속시키려는 잘못된 주장을 일축할 수 있는 공명하고도 투명한 선거가 돼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각 후보자는 지난 몇몇 시도 교육감 선거에서 나타난 선거부정, 금품수수 등이 없이 깨끗하고도 품위 있는 선거가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유권자는 지방교육을 총책임지는 수장을 선출하는 중요한 선거라는 인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함은 물론 공정한 선거가 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할 것입니다.

이원희=그렇습니다. 경기도 교육감 선거는 현 교육감 임기만료에 따른 정기 선거이며 충남과 경북 교육감은 전임 교육감의 선거과정의 불법으로 인한 중도사퇴에 따른 보궐선거입니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각 지역 교육의 명예를 살리고 깨끗한 정책선거를 통해 지역교육을 책임질 인물을 선출한다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후보자들은 정견․정책 중심의 공정한 경쟁을 해야 하며 유권자들도 투표에 꼭 참여해 최적의 교육감을 뽑아야 할 것입니다.

- 말씀하신대로 정치권에서는 투표율 저조와 이로 인한 교육감 대표성을 문제 삼아 광역단체장과 교육감의 러닝메이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요.





이원희
=정치권 주장처럼 교육감 직선제의 투표율은 20% 미만 이었고 선거비용도 많이 든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낮은 투표율은 2010년 6월부터 실시 예정인 전국동시지방 선거부터는 해소가 될 것입니다. 선거비용은 관리비용의 차원이기에 투표율과 관련 없는 고정비용입니다. 이 또한 동시 선거를 통해 대폭 줄어들 것입니다. 일예로 2007년 대선과 함께 치러진 제주, 충북, 경남, 울산 지역의 교육감 선거 투표율은 모두 60%는 넘었으며, 선거비용 역시 절감되었습니다.

윤정일=투표율 저조를 문제 삼아 광역단체장과 교육감의 러닝메이트제를 주장하는 것은 문제의 원인 진단과 처방이 잘못된 것입니다. 러닝메이트제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시키고, 특정 정당이나 정파의 이익을 위해 이용될 가능성을 높이는 제도입니다. 투표율이 낮다면 이유를 분석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선거홍보는 잘되었는지, 투표 날짜는 유권자가 편리하게 투표할 수 있는 날이었는지 등에 대한 종합적 분석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회장님 말씀대로 동시선거가 된다면 투표율과 비용 걱정은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입니다. 필요하다면 선거일을 임시 휴일로 정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임갑섭=그렇습니다. 정치권에서 교육감을 광역단체장의 러닝메이트로 선출하고자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헌법정신에 위배됩니다. 헌법 제31조에 명시된 바와 같이 교육은 정치적 중립성을 비롯한 자주성 전문성을 보장받게 되어 있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입니다. 시도지사의 러닝메이트가 되어 교육감을 시도지사의 한 축으로 선출한다는 것은 정당인이 교육 담임자가 되므로 헌법에 위배되고, 또한 교육감을 시도지사 밑에 둔다는 것 자체는 교육을 경시하고 교육자치를 일반 행정자치에 흡수 통합하려는 의도로 교육을 정치에 예속시키는 교육자치의 말살의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40만 교육자의 크나 큰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 믿습니다.

- 교육감 및 교육위원 후보 자격에 있어 입후보자 정당가입경력 제한과 교육경력 또는 교육행정경력 요건을 완화하거나 폐지하려는 법 개정 움직임도 있는데요.

이원희=법안 내용은 예비후보자등록신청 개시일 부터 후보자등록 마감일 사이에 정당의 당적을 보유한자는 교육감과 교육의원 후보자가 될 수 없도록 한 것으로, 입후보등록 개시일 이전 2년간 정당당적 보유자 제한을 삭제해 정치인과 정당소속의 인사가 교육감과 교육위원 후보가 가능토록 한 것입니다. 러닝메이트제, 정당공천제와 마찬가지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에 위배되는 위헌적 법안입니다. 또한 교육감후보자의 교육경력 또는 교육공무원의 교육행정경력 5년 이상 요건을 삭제함으로써 교육(행정)경력이 전무한 정치인 등이 교육감 후보자로 입후보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는 헌법에 보장된 교육의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위헌적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작년 헌법재판소의 적극적 요건의 합헌 결정을 뒤엎는 개정안으로 결코 용납될 수 없습니다.

임갑섭=정당인이 교육에 참여하는 것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퇴색시키고, 교육을 정치에 예속 시키는 처사가 아닐 수 없으며, 교육의 전문성과 자주성도 크게 훼손시키는 일입니다. 있을 수 없는 일로 모든 교육관계자가 앞장서 막아야 할 일입니다.


윤정일
=맞습니다. 이 역시 지방교육자치제를 일반행정자치에 흡수시키려는 의도에서 나온 발상입니다. 이러한 발상들은 헌법 제31조 제4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 보장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입니다. 말씀하신대로 당원경력자 교육감 입후보 제한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공익을 확보하는 공익이 더 크므로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는 헌법재판소의 해석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당가입경력이나 교육경력을 완화하려는 것은 정치인들이 교육감이나 교육위원을 꿈꾸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교육감이나 교육위원을 정치인이 할 수 있다는 것은 마치 대법관, 부장판사, 검사장, 병원원장도 정치인이 할 수 있다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 직선제에 따른 선거비용 조달을 위해 입후보자에게 일정 한도 내에서 선거비용을 모금하도록 허용하자는 의견도 있는데요.

이원희=현행 교육감 선거제도 운영은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공직선거법’의 시․도지사선거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도록 돼 있습니다. 교육감 선거는 정치선거제도를 준용토록 하고, 정작 교육감 후보자가 필요로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즉 수십억 원의 선거비용을 먼저 조달한 후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데 이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로서 선거제도가 오히려 잠재적 불법자 양산을 유도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장에 준해 선거비용모금을 허용 한다면 이런 문제는 해결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임갑섭=현재와 같이 광범위한 지역을 선거구로 하는 주민 직선의 교육감 선거가 계속된다면 선거비용은 천문학적으로 소요될 것입니다. 교육에 전념했던 청빈한 교육자는 이 같은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교육전문가가 교육감 선거에 참여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따라서 선거비용 모금 등이 일반 정치인과 같이 허용돼야 합니다.

윤정일=제 생각은 다릅니다. 학교장-교육장-교육감으로 이어지는 전문직 라인과 동장(면장)-구청장(군수, 시장)-도지사시장으로 이어지는 정치행정라인은 임명방식이나 선거 방식에 차별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교육전문직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은 정당정치나 선거운동에 미숙하기 때문에, 학생과 교원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활동은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정치활동과 그 성격과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정치판과 같은 선거비용 모금을 해서는 안 됩니다. 교육감 선거는 완전 선거공영제를 채택해 개별적 선거운동을 금하는 대신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자로부터 홍보자료를 받아 배포하고, 필요한 경우 시도별 지역 방송을 통해 TV 공개토론 및 선거유세를 할 수 있도록 해 자신을 알릴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 교육위원 선거에 있어, 유초중등교원은 입후보 60일 전에 사직을 해야 하는 등 대학교원과 달리 당선 시 휴직에 의한 겸직 불가능이라는 차별을 받고 있는데요.

임갑섭=교육위원이 교육감 선거에 입후보할 경우 현직을 가지고 입후보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유초중등교원도 현직을 유지하면서 교육감이나 교육의원 선거에 입후보 할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면 합니다.

이원희=교육의원이 소속된 교육위원회의 역할과 기능은 대부분 당해 지역 유․초․중등교육과 관련이 있습니다. 따라서 당해 시․도의 유․초․중등교육 업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현직 교원이 교육의원이 돼야 현장의 목소리와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므로 유․초․중등교원의 교육의원 진출 기회(공무담임권)를 사실상 제약하고 있는 현행법에 대한 개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윤정일=교육감은 유초중등교육을 관장하고, 교육의원은 유초중등교육에 관한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에 유초중등교원이 교육위원으로 출마하기 위해서는 입후보로 등록하기 전 혹은 당선된 후에 사직해야 함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교육의원선거공영제를 채택할 경우 입후보 등록하기 10일전에 사직하거나 당선된 후에 사직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대학교수의 경우는 교육의원으로 당선된다고 해도 자신이나 자신이 속한 대학에 유리한 결정을 할 수 없는 반면 유초중등교원은 교육의원으로 선출될 경우에 자신과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학교에 유리한 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유초중등교원은 이해당사자이기 때문에 교육의원으로 선출되기 전후에 바로 사직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어떤 조직에서 의사결정을 할 경우에 이해당사자는 제척사유에 해당해 회의에 참여시키지 않는데,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합니다.

- 시도의회의 상임위원회 지위를 가진 교육위원회를 독립형 의결기구화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윤정일=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로서 보장한다.”는 것은 교육전문가들이 정치적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의사를 결정하고 집행한다는 의미를 내포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교육감만이 아니라 의사결정기구인 교육위원회도 지방의회로부터 분리독립해 구성운영돼야 합니다.

임갑섭=2010년부터 교육위원회를 시도의회의 교육상임위원회로 통합 운영하게 되어 있는 현행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은 교육의 자주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기대할 수 없게 되는 등 위헌 소지를 안고 있습니다. 교육위원회가 독립형 의결기구로 독립돼야 하는 것은 교육계의 염원이며,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자주성, 전문성을 살리는 방안입니다. 교육상임위원회 구성에 있어 교육의원과 정당인이며, 정치인인 일반 시도의원을 혼합해 구성․운영하는 것은 이질적 집단조직으로 업무처리에 혼선과 갈등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시행되고 있는 교육상임위원회 운영과정에서 이미 많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독립형 교육위원회가 불가하다면 최소한 시도의회의 교육상임위원회 구성을 교육의원 전원으로 구성하도록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야 합니다.

이원희=현행 법률은 교육을 지방의회에 예속시킴은 물론, 교육위원회에서 교육의원들의 의사 발의권마저도 원천적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시․도의회에 통합된 교육위원회를 다시 분리․독립시키며, 교육위원회를 ‘교육의회’로 고치고 그 법적 지위를 독립형 의결기관으로 규정해 교육과 학예에 관한 조례안이나 예산안 등의 처리에 있어 최종적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은 신중히 접근할 사안입니다. 바람직한 개정 방향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마무리 지어 주신다면.

임갑섭=앞서 밝혔듯이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자주성,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지방교육자치가 이루어 져야 하겠습니다. 교육감이나 교육의원은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된 교육전문가로 이루어 져야 할 것입니다.

윤정일=지방교육자치제 개정의 핵심은 교육을 정치에 예속시킬 것이냐 정치로부터 독립시킬 것이냐 입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할 것을 미리 예견하고 헌법에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법률로서 보장한다고 규정한 헌법 제정학자들의 예지를 다시 한 번 높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지방교육자치제 개정을 논쟁하기 전에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 보장에 대한 명확한 의미를 파악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지방교육자치제를 폐지시키거나 일반 행정에 예속시키는 방향으로 논의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원희=맞습니다. 법체계에서 최고의 상위법은 헌법입니다. 교육에 대해 헌법이 명시한 최고의 가치는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입니다. 물론, 법률에 의한 보장을 의미 하지만 법률도 최고 가치의 본질을 훼손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2006년 여야가 합의해 개정된 법을 제대로 시행도 안 해보고 위헌적 개악 법안을 논하는 것은 과잉 입법행위라고 봅니다. 교육감 임명제, 러닝메이트제, 정당공천제, 자격요건을 폐지하는 것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하며 합헌의 범위 내에서 교육 당사자들의 여론 수렴과 소통 과정을 거쳐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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