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사립학교들이 경기침체로 자녀의 등록금을 미처 내지 못한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파산신청을 제기하고 있다.
시드니의 사립학교들 가운데 수백만호주달러(수십억원상당)에 달하는 연체 등록금을 받아내기 위해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법원에 파산신청을 제기하는 사례가 부쩍 증가했다고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가 31일 보도했다.
법원에 따르면 세인트조셉스컬리지와 레드랜즈, 킨코팔-로즈베이, 스콧컬리지, 세인트스태니슬라우스컬리지, 그랜브루크스쿨 등 시드니 시내의 이른바 명문 사립학교들이 50만호주달러(5억원상당)에 달하는 연체 등록금을 회수하고자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파산신청을 제기했다는 것.
이에 따라 학교측 파산신청 대상이 된 학부모들 가운데 주택을 날리는 경우가 매주 발생하고 있다.
이들 학부모는 "학교측이 너무 인색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매월 상환할 수 있도록 채무재조정을 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세인트조셉스컬리지는 지난 4월 이후 4차례나 파산신청을 제기했다.
이 학교는 지난해 이후 연체 등록금 19만호주달러(1억9천만원상당)를 받아내려고 공격적으로 파산신청에 나서고 있다.
시드니 시내 20개 학교의 파산신청을 대행하는 호주 최대 채권추심업체 프리슈카 최고경영자(CEO) 로저 멘델슨은 "지난해 학교측이 제기한 파산신청이 25%나 증가했다"고 말했다.
멘델슨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이같은 현상이 더욱 심해질 전망"이라며 "연말로 갈수록 자녀들의 등록금을 제때 내지 못하는 학부모들이 급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통상적으로 학교측은 등록금 체납때 학생들의 형편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학년말 또는 학기말까지 등록금 납부를 독려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학교측이 채권추심절차에 들어갈 때면 이자를 포함한 연체 등록금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는 것.
세인트조셉스컬리지 관계자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파산신청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뉴사우스웨일스주사립학교연합(AIS) 이사 조프 뉴콤브는 "사립학교들이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얼마나 많이 파산신청을 제기했는지 파악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뉴사우스웨일스주 녹색당 소속 존 케이 의원은 "파산신청을 제기한 6개 사립학교들은 주정부 및 연방정부로부터 2천390만호주달러(239억원상당)의 지원금을 받았다"며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고통을 흡수할 수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