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히 섬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명감과 노력에 대한 보상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행정안전부가 최근 5년만에 새로 마련한 특수지 근무수당 지급대상기관 등급조정안에서 통영지역 섬 지역 학교들의 등급이 대체로 하락하거나 아예 제외되자 지역 학부모들과 교직원들이 교육환경 악화를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특수지 근무수당 등급조정안은 정부 모든 부처에 적용되는데 교직원의 경우에는 승진가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따라서 등급이 내려가면 우수 교사들이 섬학교 지원을 기피하는 결과가 초래된다.
행안부 등급조정안에 따르면 통영지역은 한산도와 사량도, 욕지도, 학림도 등에 있는 20개 학교 가운데 9개 학교만 현행 등급을 유지하고 나머지 11개 학교는 하락하거나 아예 특수지에서 제외됐다.
학부모들은 이번 등급조정안이 육지보다 훨씬 열악한 섬 지역의 근무환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탁상행정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거리 가산점의 경우 육지의 벽지학교는 시.군.구청에서 근무지까지의 거리가 60㎞ 이상이면 5점이 주어지는 반면, 도서지역은 시간을 기준으로 4시간 이상 배를 타야 5점을 주도록 해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것이다.
또 육지 벽지학교는 대중교통수단이 하루 4회 이하 운행하면 5점을 주는 반면 섬 학교는 배가 하루에 한차례도 운항하지 않아야 5점을 주도록 돼 있는 것도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학부모 등은 말했다.
이밖에 의료시설과 식수확보, 편의시설 등 기본생활 관련 항목에서도 섬지역의 특수성을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 학부모 등의 지적이다.
학부모들은 등급조정안이 확정되면 실력있는 교사들의 섬지역 학교 근무를 기피하게 돼 섬 학생들이 양질의 공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현재 통영지역 섬에는 승진가산점을 얻기 위해 학생지도와 연구점수 등에서 상위권인 우수한 경력교사들이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등급이 하향되면 도서근무를 희망하는 경력교원은 줄어들고 대신 신규교사가 배치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통영지역 학부모 대표들과 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교육발전협의회 회원들은 행안부가 등급조정안을 철회하고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조정안을 새로 마련할 것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행안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통영 뿐만 아니라 전라도 섬지역들도 이같은 문제로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고 행안부도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