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지역 명문고 학생 2명이 대학 진학을 앞두고 비슷한 장소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잇따라 자살, 교육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학생 2명은 동년배에 같은 학교 학생이지만 서로 모르는 사이였고 최근 우울증과자포자기 증세, 심리적 불안감 등에 시달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 등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부자동네로 꼽히는 팔로알토에 위치한 건(GUNN) 하이스쿨 3학년 소니아 레이메이커스(17)가 지난 1일 지역 통근열차인 칼트레인 선로에 서 있다가 열차에 치여 숨졌다. 레이메이커스는 의상 디자인 등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며 뉴욕대로 진학할 예정이었다.
경찰은 열차 사고 상황 등에 비춰 레이메이커스가 의도적으로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구체적인 경위는 계속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레이메이커스가 숨진 장소 인근에서는 지난달 5일 같은 학교 학생인 장폴 블랜차드가 칼트레인에 뛰어들어 자살했다.
교사와 학부모들은 블랜차드가 숨진 당시 교우 관계가 다소 소원하고 심리적 불안감을 보이는 학생들을 적극 상담하며 재발 방지에 주력해 왔으나 결국 연쇄 자살로 이어졌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블랜차드가 숨진 이후 아이들에게 자신에게든 친구에게든 '의심스런' 점이 발견되면 부모와 교사들에게 얘기를 해 달라고 그토록 요청했는데 역부족인 것 같다"며 "이번 사건이 여러 가지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팔로알토 교육당국 한 간부는 "그들이 정확히 무슨 이유로 목숨을 끊었는지, 학부모나 교사가 과연 뭘 어떻게 했어야 했는지 우리가 잘 모르고 있다"며 "지역 사회 단체 등과 연계해 대대적인 상담 행사를 준비중"이라고 전했다.
심리 전문가들은 "자살은 10-24세의 미국 젊은층 사망 사고의 3번째 요인으로 꼽힌다"며 "가족 중 자살한 전례나 본인의 자살 시도 경험, 알코올이나 마약 중독, 우울증 치료 경험 등이 자살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우리의 10대들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두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