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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폭력학교'에 항의 폭주…실상은 '억울'

"상당수 학교 거짓 보고 또는 약점 은폐 때문"
교과부 "오해 소지 있어 개선책 강구하겠다"

 "우리 학교가 '폭력학교' 1위라니…."

서울시내 학교들의 '학교폭력 발생현황'이 지난 4일 교육과학기술부 홈페이지 '학교알리미'란을 통해 공개되고서 일선 학교들과 학생, 학부모 사이에서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학교폭력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불상사를 최대한 줄였다고 자부한 학교는 '폭력학교'로 낙인찍히고, 교내 폭력 실태를 숨겨온 학교는 '폭력없는 학교' 대접을 받고 있다는 비난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성남고의 유재룡 교장은 11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정보공시 때문에 최악의 '폭력학교'로 낙인찍혔다"며 "학부모와 졸업생들의 항의 전화가 끊이지 않아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다"라고 하소연했다.

유 교장은 "학교도 사람 사는 곳이다. 수십 개가 넘는 학교에서 폭력사건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상당수 학교가 폭력발생 건수를 허위로 보고했거나 학교폭력에 눈을 감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과부 공개 자료에 따르면 성남고의 2008년 학교폭력 발생건수는 모두 9건으로 서울시내 309개 학교 중 1위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번 자료에서는 전체 학교 중 85개(27.5%) 학교의 폭력발생 현황 자료가 빠졌다. 학교 측에서 이해할만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채 관련 통계자료를 아예 제출하지 않은 것.

63개 학교(20%)는 작년 한 해 동안 학교폭력이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고했고, 한해 5건 이상의 학교폭력 사건이 발생한 학교는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보고의 신뢰성이 크게 의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모 외고 교장은 "우리 학교 학생들은 공부에만 신경 쓰기 때문에 싸움 같은 것은 할 시간이 없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학교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설치해 가해·피해학생을 선도하고, 분쟁 조정 결과를 교육감에게 통보토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학교폭력 발생건수는 가해·피해학생 선도, 분쟁조정 결과 등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따라서 학교측이 학교폭력에 관심을 쏟고 적극적으로 대처할수록 수치가 오히려 높아질 수밖에 없는 제도적 맹점이 있다.

폭력학교로 분류된 학교들은 고교선택제를 앞두고 공개된 허점투성이의 정보가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 선호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폭력사건 8건으로 '2위'를 차지한 영일고 전양석 교장은 "우리는 절차에 따라 숨김없이 통보했기 때문에 떳떳하다. 고교선택제를 앞두고 (약점을) 숨기려 하는 학교도 있는 것 같다"며 "학교정보공시제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공시된 자료는 오해를 살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단순히 폭력사건 발생건수가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개선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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