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학들이 대학 등록금을 인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영국 대학생들이 등록금 대출 빚에 허덕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학생대출회사는 2008/09학년도에 학생 대출금이 전년의 39억파운드보다 7.6% 늘어난 42억파운드를 기록했다며 학생들의 빚이 급증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전체적으로 재학생과 졸업생의 미지불 부채는 거의 260억파운드에 이르게 됐다.
여기에 경기침체의 여파로 올여름 일자리를 찾는 졸업생 16만명 중에서 최대 절반인 8만명이 일자리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시장조사기관인 하이 플라이어스 리서치는 전망했다.
야당 자유민주당의 대학교육 담당 스티븐 윌리엄스 의원은 25일 텔레그래프 신문에서 "올해 대학을 떠나는 학생들은 산더미 같은 빚을 안고 극도로 비좁은 고용시장에서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며 이런 상황 속에서 대학들이 올 하반기 등록금을 인상하려 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경고했다.
윌리엄스 의원은 "졸업할 때 빚의 부담 없이 모든 계층의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할 수 있어야 한다"며 "대학 등록금을 완전히 없애야 한다"고 대학 무상교육을 주장했다.
영국 대학교육은 원래 무상이었으나 토니 블레어 전 총리 시절 연 3천파운드의 등록금을 받을 수 있도록 바뀌었다.
정부는 더 많은 학생이 대학에 진학하면서 등록금 대출도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기업혁신기술부 대변인은 "학생 대출금은 상업적인 대출과는 달라 상환 이자율이 낮으며, 졸업 후 연봉 1만5천파운드 이상을 번 후에 갚으면 된다"고 말했다.
대학협의체인 UUK는 지난 3월 대학 등록금을 지금보다 2배인 연간 6천500파운드로 받아야 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대학 등록금을 연 5천파운드까지 인상할 경우 졸업생의 평균 부채액은 2만6천400파운드가 될 것이라고 이 보고서는 말했다.
18개 대학을 대표하는 1994그룹의 폴 웰링스 교수는 이번주 초 학생 숫자를 줄이든지, 대학 자금을 늘리든지 선택을 해야 하며, 학생 대출금에 대한 이자율도 인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