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학교에서 소년소녀가장 등 소외계층 자녀에 대한 정보화 지원예산을 집행하면서 우선지원대상자인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권자 대신 교직원 추천 등의 명목으로 후순위 학생들에게 특혜를 제공한 사실이 적발됐다.
또 상당수 학교는 규정을 어기고 학교급식시설과 설비 유지비를 학부모에게 부담시키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올해 2-6월 서울ㆍ부산ㆍ광주ㆍ제주교육청에 대한 행동강령 운영 및 이행실태를 점검한 결과, 이러한 사례를 적발했다고 12일 밝혔다.
권익위에 따르면 일선 학교에서 정보화 지원예산 1억6천만 원을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니라 학업성적 우수자를 비롯해 교직원이 추천한 학생 298명에게 부당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동과 남부 교육청의 지난해 PC 지원 대상 195명 중 55.3%인 108명, 인터넷통신비 지원 대상 2천133명 중 8.2%인 175명이 우선지원대상자가 아닌 성적우수자 등 일반 학생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학교급식비 집행과 관련해서는 직영급식 학교 1천351개 중 약 70%인 946개 학교에서 학부모가 부담한 급식비 22억여 원을 급식 시설과 설비, 유지비 등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규정은 직영 급식 학교에서는 학부모가 내는 급식비를 급식 시설과 설비, 유지비 등으로 집행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는 대상학교 중 92%가 급식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소재 A고교는 식당 바닥과 천장 청소비 등에 500여만 원을 사용했고, 부산 B고교는 급식실 방충망 수리 등에 190여만 원을 사용했다. 또 광주 C고교는 급식실 가스배관공사비와 가스레인지 구입 등에 1천100여만 원을, 제주시 D고교는 급식소 보일러 유지보수비 등에 200여만 원을 학부모 부담 급식비로 집행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일선 학교에서 고질적이고 관행적인 행동강령 위반행위가 상당한 것으로 판단해 시·도교육청에 저소득층 정보화 지원사업 등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구했다"며 "위반행위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과 강력한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